[독자편지] 전명환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끔찍한 세 모녀 살인사건은 잔인한 범죄로 사회적 불안을 야기하고, 국민적 분노를 일으키는 사안으로까지 확대되었다. 얼마전에는 경남 하동군 '청학동 서당'에서 아이들의 체벌과 노동착취 등 부당행위가 최소 10년 이상 지속됐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렇게 요즘 젊은층 뿐 아니라 청소년들의 인성교육 부재 등으로 인한 폭력 등 강력사건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그들의 일탈과 인성교육에 대한 우리들의 무관심이다.

종전의 학교폭력은 그저 일부 또래끼리의 갈등 해소 수준이거나 일부 비행 학생들의 일시적 탈선 행동이었다. 하지만 최근의 묻지마식의 폭력은 이제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자리잡았다. 한 설문에서는 '학교폭력이 일어나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70%가 넘는 학생들이 '주변에 알리거나 신고를 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런데, 실제로 신고하거나 도움을 요청하는 사례는 겨우 3%에 불과했다.

과거 1964년 미국 뉴욕에서 한 여성이 강도를 당하는 동안, 목격자들이 방관하다가 살해를 당하는 사건이 있었다. 1985년 일본에서는 도요타상사 회장을 연행하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30여명의 기자가 모였으나 칼을 들고 집으로 들어가는 괴한 2명을 아무도 막지 않아 회장이 살해되었다.

전명환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전명환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난처한 상황일 경우, 다른 사람의 반응과 행동을 참고하게 된다. 이것을 '구경꾼 효과'또는 '방관자 효과'라고 한다. 이들을 무조건 비난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관심과 용기를 내어주지 않는다면 피해자들이 더 고립될 것이다. 제도적인 변화도 시급하다.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사항들이 너무나 많다. 정규 학교과정에서 질적으로 향상된 인성교육이 우선돼야 하고 이를 위한 교육 정책의 변화가 계속 이루어져야만 한다.

더 이상은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심과 사랑을 베풀고 아픔을 함께 해야 할 때다. 사랑의 반대말인 '무관심'으로 일관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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