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한 시인이 읊었다. "자라지 않으면 사랑이 아니다. 키우지 않으면 사랑이 아니다." 반려식물과 인간은 함께 자라고 키우는 사랑의 동반자이다. 요즘 1인 가구가 늘면서 정서적 동반자로 반려식물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아름다운 꽃이나 식물을 보면 마음을 안정시키는 뇌파가 활발해져 스트레스가 풀리고 불안이 가라앉는다고 한다.

식물을 장식용이 아닌 삶의 동반자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반려식물(伴侶植物)'이란 용어가 생겼다. 인간관계에 결핍을 느끼거나 정신적인 상처를 치유 받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반려식물이 정서적 동반자 역할을 한다.

반려식물을 사랑하는 사람은 아침에 "안녕, 잘 잤니?"라고 인사를 하고 물을 주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저녁에 "잘 있어, 안녕"이라는 인사를 건네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고 한다. 반려식물을 키우면 일상이 풍요로워지고 식물이 주는 위로와 평안을 느끼게 된다.

'성 벌 뱅크'라는 사람은 늘 화초와 대화하는 것을 즐겼다. 만물은 듣는 귀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루는 선인장에게 이렇게 말했다. "너는 정말 가시가 많고 억세구나. 네가 살아온 세월이 얼마나 험했는지 알겠어. 누군가 너를 해치려 한다는 두려움과 험한 세상을 살아오느라 온 몸에 가시를 세우게 된 거야. 그러나 이제는 염려 마, 내가 너를 사랑하고 지켜줄게. 이제 마음을 풀어놓고 내 사랑을 느껴 줘!"

벌 뱅크는 매일 이렇게 사랑을 전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몇 달이 지나가자 선인장의 가시가 하나씩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리고 결국 가시가 하나도 남아있지 않게 되었다. 이렇게 해서 '가시 없는 선인장'이 탄생됐다고 한다.

일본에서 있었던 얘기다. 외딴집에 강도가 들어 노파를 살해하고 귀중품과 돈을 가져갔다. 그런데 목격자가 없고 그 방에 있던 선인장 화분이 부서져 있었다. 목격자를 찾다가 담당형사가 무릎을 쳤다. '목격자는 선인장이다. 선인장에 거짓말 탐지기를 붙여놓고 용의자를 보여 보자.' 처음에 몇 명의 용의자를 보여도 반응이 없었는데 한 용의자가 들어오자 바늘이 심하게 요동쳤다. 선인장은 범인을 알아본 것이다.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실험에 의하면 식물도 우리 인간처럼 생각하고 느끼고 기뻐하고 슬퍼한다는 것이다. 예쁘다는 말을 들은 난초는 더욱 아름답게 자라고, 볼품없다는 말을 들은 장미는 자학 끝에 시들어 버린다는 것이다.

난초에 음악을 들려주면 잎이 44%나 커지고 벼도 수확이 50%까지 늘어난다는 실험결과가 눈길을 끈다. 전문가들은 기르기 까다로운 난초의 첫째 성장조건을 '칭찬과 관심'이라고 조언한다. 식물이라고 단순한 생명이 아니다. 인간처럼 교감하고 협조하는 위대한 생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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