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4차 대유행의 시작이라는 진단이 나올 정도로 지금의 코로나19 상황은 심각하다. 신규확진자 현황이 계속 경고신호를 보내고, 경로 불분명·무증상 등 감염 양상도 위태롭다. 무엇보다 정부가 장담했던 백신확보의 거듭된 차질로 올 안에는 사정이 나아지기 어려워 보인다. 이런 가운데 방역 최일선인 지자체의 보건행정과 관련된 잡음이 터졌다. 충북도가 최근 철저한 방역을 돕겠다며 방역지원단을 파견한 것을 놓고 청주시측에서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강력한 외부의 적과 다투는 중에 내부 갈등이 터진 셈이다.

지금까지의 경과를 보면 청주시측에서 반발할 만 하다. 의도와는 무관하게 절차상 잘못이 분명하고, 급작스럽게 특별방역지원단을 보낼 상황이었는지도 의문이다. 또한 지원단 구성과 활동이 방역현장에 별 도움이 될 것 같지도 않다. 이런 문제점들이 곧바로 지적될 정도로 이번 파견은 섣부르고 허술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그렇다고 이미 파견된 지원단을 비난만 하고 있어서는 안된다. 점령군 소리를 해댈만큼 서운한 심정이야 이해하지만 일이 우선이다. 지금은 방역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할 때이다.

코로나와 관련된 여러 여건상 충북도에서 바짝 신경을 쓸만한 처지였던 것만큼은 확실하다. 시·군을 떠나 충북 전체가 위기라고 봐야 한다. 하지만 마음이 급하다고 앞뒤 안가리고 달려들어서는 엉뚱한 곳에 이르게 된다. 도의 방역지원단이 그 꼴이다. 먼저 지금의 상황을 호전시키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 청주시의 발생비율이 급격히 높아진 것을 방역행정 미흡으로 볼 수만은 없다. 원인과 상황 분석을 마친뒤에 필요하고 적합한 활동에 나서야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번 경우 그 다음이 가장 중요한데 사전 협의가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도에서 파악한 것과 청주시에서 알고 있는 것이 맞아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 가려워서 긁는데 엉뚱한 곳만 더듬거려서는 아무 소용이 없다. 도에서 주목했던 유흥업소발 확산은 이미 청주시의 조치가 이뤄졌고 수치로도 확인됐다. 그보다는 현장에 매달리다 보면 보이지 않는, 간과할 수 있는 문제를 찾아 해결해야 한다. 실제 현장은 업무 과중으로 눈앞의 일을 처리하기에도 벅차다. 그런 일을 하는게 상급기관 방역지원의 참 모습이다.

상황파악이 잘못됐으니 역할도 기대난망이다. '책임회피', '현장감시', '행정간섭' 등의 비난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지않아도 특례시, 충청권 광역철도망 등으로 껄끄러웠던 양 기관의 관계도 한몫했을 것이다. 여기에 현장 경험이 없는 이들로 현장을 지원하겠다는 한 것이 불을 붙인 셈이다. 하지만 갈등과 비난은 여기까지다. 지금은 이런 일에 매여있을 겨를이 없다. 잘못은 한번으로 족하다. 모두의 힘을 합쳐도 부족할 판에 방역일선에 틈새가 생겨서는 안된다. 이제 뒤는 그만 보고 앞으로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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