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김미정 세종·정부청사 담당 부장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개방형 정례 브리핑으로 관심을 모았던 '총리브리핑'이 5회만에 막을 내렸다. 불과 한달 남짓만이다.

"시대흐름에 맞춰 정보 공유 방식을 개선해보자"고, "총리실부터 바꾸겠다"고 야심차게 시작했던 '총리브리핑'이었다. 시작은 좋았는데 너무 쉽게 끝나버렸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이달 16일 사퇴한 데 따른 것이다. 시작 당시부터 정 총리의 대선 출마를 위한 행보 라는 얘기가 있었는데 그걸 확인시켜준 셈이 됐다.

'총리브리핑'의 취지는 좋았다. 개방적이고 투명하게 국정현안 관련 정보를 제공했고 국민 누구나 페이스북·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브리핑을 볼 수 있었다. 매주 목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0분동안 즉석에서 언론인 질문을 받아 총리가 답변하는 형태였다. 브리핑 참여 '문턱'을 낮춰 국무총리실 출입기자뿐 아니라 중앙부처 출입기자라면 총리에게 질문을 던질 수 있었다. 나아가 비등록기자나 외신, 인플루언서에게도 질문할 기회를 줬다.

주제도 제한하지 않았다. LH 직원 부동산 투기의혹, 검찰개혁, 가덕 신공항, 윤석열 검찰총장 사퇴, 코로나19 백신 도입 상황 등 다양한 현안이 다뤄졌다. 브리핑 때마다 30건 안팎의 질문이 쏟아졌고 그중 10건 정도가 채택돼 총리로부터 직접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짜여진 각본은 없었다.

성과도 나쁘지 않다. 국정 전반에 대한 국민들의 알권리를 높였고 언론의 감시·견제 기능도 강화할 수 있었다.

김미정 기자
김미정 세종·정부청사 담당 부장

하지만 '용두사미' 라는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후임 총리가 이를 이어갈지는 아직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국정 전반을 이해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이고 '총리브리핑'을 보는 시각도 다를 수 있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있고 '끝이 좋아야 다 좋다'라는 말도 있다. 총리브리핑이 '용두사미'가 아닌 국민소통창으로서 '화룡점정'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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