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박현수 ㈔충북생물다양성보전협회

봄빛으로 가득한 날입니다. 초록의 잎들은 1년 동안 자랄 자리를 잡아서 피어났고 첫 번째 이른 봄꽃들은 업무를 마치고 다음 꽃들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월을 뽑자면 5월이었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4월이 이제 봄을 대표하는 달이 되었습니다.

봄소식 중에 좋지 않은 소식이 다가왔습니다. 바로 생태계교란종 중에서도 100대에 뽑히는 제발 발생하지 않길 바라는 붉은가재 일명 미국가재의 서식이 청주시 두꺼비생태공원에서 처음 발견되었다는 소식입니다. 붉은가재는 최근에 2018년 영산강과 만경강에서 발견되면서 환경에 대한 큰 이슈로 발표되었습니다. 현재 이 일대에 붉은가재의 대량 번식이 확인되면서 하천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불안감이 가득했습니다. 먼 지역 이야기라고 생각했지만 두꺼비 생태공원에 20개체 이상 채집되면서 청주에서도 큰 위협이 생겼습니다.

붉은가재는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토종가재 모습과 비슷하지만 더 붉은빛을 띠고 있으며 크기는 7~9㎝로 상당히 큰 편에 속합니다. 본래 서식지는 미국 남동부와 멕시코 일대로 미국 남부에서는 식용으로 상당히 즐겨먹기 때문에 미국가재라는 이름으로도 불리게 되었습니다. 붉은 가재는 잡식성으로 양식이 쉬워 전 세계에서 식용으로 키워졌는데 강이나 연못, 습지, 논 등 정수성 환경을 좋아합니다. 미국 남부에 서식하는 종으로 수온이 따듯한 곳을 선호하지만 최근에 자료를 보면 적응력이 강해 본래 살던 곳과 달리 겨울을 날 수 있으며 오염이 심각한 물에서도 서식이 가능합니다. 또한 바닷물에도 내성이 있어 강 하구에도 서식이 가능하면서 우리나라 전국 하천에 대규모로 전파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붉은가재가 악명 높은 생태계교란종으로 선정된 것은 환경에 쉽게 적응을 잘하며 한 번에 100~500개 알을 낳는 대량 번식이 가능한 점, 잡식성으로 토종물고기, 수서곤충, 식물들을 가리지 않고 먹는 점, 강바닥이나 논에 굴을 파는 습성으로 물을 오염시키는 점 등이 이유였습니다. 가장 위협적인 것은 이 가재가 보유한 아파노마이시스 아스타키(Aphanomyces astaci)란 물곰팡이가 다른 가재류에 전염되면, 가재페스트가 발병하는데 폐사율이 거의 100%에 이룰 정도로 치명적인 병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이 페스트균은 숙주가 죽어도 5일 동안 물속에 남아서 생존하기 때문에 한번 퍼지면 하천 일대의 가재를 초토화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수온이 낮은 산간계류에 주로 서식하는 토종가재까지 붉은가재의 영향을 받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이것 역시 적응이 빠른 붉은가재의 생존력을 볼 때 가까이 연결된 지류에는 안심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 대표적인 붉은가재의 생태교란 피해를 보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는 일본으로 농수로 및 하천에서 언제든지 쉽게 채집할 수 있다고 합니다.

붉은가재가 유입된 것은 식용보다는 관상용으로 들어왔을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습니다. 국립생태원에서 붉은가재를 1급 생태계위해성 평가 1급으로 지정했으나 현재도 인터넷에 미국가재를 검색해서 자유롭게 구매가 가능합니다. 우리나라는 유입이 불가능한 외래생물만 규정하고 관리하는 블랙리스트 구조로 해외 유입생물을 관리하고 있지만 리스트에 없는 생물의 유입이 자유롭기 때문에 생태계교란생물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최근 자료에 의하면 국내에 유입된 외래생물은 2009년 894종에서 2018년 2천160종으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박현수 숲해설가
박현수 숲해설가

이에 따라서 블랙리스트로 지정된 생물종외에도 새로운 종을 유입할 시에 면밀하게 분석하고 등록시키는 방법을 진행해야 합니다. 하천에는 해마다 많은 교란종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가시박, 단풍잎돼지풀, 뉴트리아, 붉은귀거북, 보석거북이 등 하천을 중심으로 이동하면 그 세력이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다행하게도 붉은가재가 발견된 것은 시민들의 제보로 서식을 밝혀낸 사례입니다. 많은 시민들이 환경에 관심을 갖고 생물에 대한 지식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시민들의 자발적인 모니터링을 통해서 우리주변의 생물들을 보전할 수 있도록 정부에선 많은 관심과 지원이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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