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장 칼럼] 이민우 편집국장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발 신도시 투기 의혹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고 공무원 투기로 불똥이 튀었다. 현재 경찰은 LH와 충북도·청주시를 비롯해 일선 지자체 공무원의 투기 내사를 전방위적으로 벌이고 있다.

실제 경찰은 개발예정지·산업단지 알박기와 외지 그린벨트 매입 등 투기 공직자들에 대해 강도높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LH와 공무원의 투기는 부동산 뻥튀기의 수단이 '권력'에서 '정보'로 바뀐 것에 불과하다.

투기로 인한 지가 상승은 주택과 건물가격을 올리고 주거비와 임대료 상승을 부추긴다. 임대료가 오르면 생산비가 오르고 이는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이에 따라 내수경기는 급격히 위축되고, 임금가치는 하락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공익을 위해 써야 할 권한을 사적으로 유용한 자들이 바로 LH 직원이었다. 일반인은 감히 엄두도 못 낼 온갖 비리와 특혜를 정보를 독점한 일부 공직자들이 독점하는 한 '빈익빈 부익부'의 불평등은 해소되지 않는다.

부동산 투기는 우리 사회가 여전히 모럴해저드에 빠져 있으며, 불평등을 척결하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부동산 문제는 우리 세대에서 반드시 해결해야만 하는 '공정과 정의'의 문제다.

LH는 지난해 기준 부채 131조원에 달하고 있으며, 직원은 1만명에 육박하는 거대 조직이다. 이렇게 무능한 공룡 조직인데 부패도 만연해진 까닭은 바로 '정보독점'이 있어 가능했다. LH는 토지수용권을 비롯해 공공택지를 개발할 수 있는 용지개발권, 땅 용도를 바꾸는 용도변경권 등 일종의 개발 특혜권(?)을 갖고 있다. 그들이 규칙을 만들고 그것에 따르다 보니 당연히 그들 마음대로 제멋대로 인 것이다. 경쟁이 없으니 모든 정보를 독점하고 소비자 즉 국민들의 '니즈'는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 국민들은 LH를 즉각 해체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이같은 투기는 도심에서 벌어지고 재개발과 재건축 현장에서도 기승을 부리고 있는 실정이다. 충주 용산주공아파트의 경우도 외지 투기세력들이 몰려와 이 아파트 가격은 1년 사이에 무려 4∼5배나 상승했고 충주지역 전체 아파트 가격 상승을 주도하면서 지역 부동산시장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가장 큰 문제는 외지 투기세력 개입에 따른 분양가 전가·아파트 가격 상승과 PM·정비업체 이중 선정에 따른 과다한 예산 지출 부담을 정작 지역 실수요자들이 고스란히 떠 안게 된다는 점이다.

이 아파트의 투기과열로 지역의 전반적인 아파트 가격이 들썩이고 실수요자들이 피해가 우려되는 있다. 이처럼 재개발과 재건축 사업은 이익이 보장되는 탓에 조합 결성부터 철거 시공까지 업체 선정 단계마다 이권을 대가로 유착고리가 형성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무엇보다 조합장은 행사 권한이 막강해 각종 이권에 노출되기 쉽다. 지난 몇년간 정부는 택지지구 지정 및 조성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정부는 부동산 규제를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주택공급 과잉 우려 등 악재가 겹치면서 대형 건설사들은 사업성 확보를 위해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이민우 부국장겸 사회·경제부장
이민우 편집국장

조합장은 자신 스스로 도덕성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나 지자체 등이 운영비를 지원해 검은 돈의 유혹으로부터 자유롭도록 만드는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 재개발·재건축 조합이 운영되기 위해선 수십억원의 돈이 들지만, 운영비가 없기 때문에 조합은 결국 정비업체들로부터 대여금 형식(뇌물)으로 자금을 지원받아 운영하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시의 경우 재개발·재건축 조합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어 사뭇 대조를 보이고 있다. 모든 책임을 조합장 개인의 책임으로 치부하지 말고 선제적 투명성 확보방안을 마련해야 하며, 공무원 투기도 발본색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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