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김영철 ESD㈜ 대표·㈔충북스마트제조혁신협회 사무국장

직장인들의 심심풀이 대화 주제가 골프에서 코인으로 바뀌었다. 암호화폐, 가상화폐라고 말하는 코인시장은 지난해부터 말 그대로 광풍이다. 코인시장에서 거래를 하고 있는 청장년층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젊은층도 인기다.

노름과 같이 투기 위험이 높다며 코인 시장을 부정했던 지인도 틈만 나면 스마트폰을 열어본다. 보통 1천만~2천만원 정도를 코인시장에 투자하고 있으며 많게는 1억원 정도를 거래하고 있다. 워낙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하다보니, 시대의 흐름에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에 2백~3백만원 정도 소액을 투자한 사례도 적지 않다.

사회 구성원간 최소한의 의사소통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수익률이 꽤 높다는 주변의 말에 몸소 체험해 보고 싶은 욕구도 뒷받침 하고 있다. 지난연말, 올해 1분기에 뛰어든 사람들은 수익률이 꽤 높았다고 한다. 특수한 사례를 제외하고 상당수 40~50% 이상의 수익을 보았다. 비트코인이 8천만원대까지 상승할 시점인 4월 중순까지다.

오창의 중소기업 대표는 1억원의 투자금으로 매달 1천만~2천만원씩 수익을 올렸다. 법인 사용 카드대금을 암호화폐 수익금으로 충당했을 정도다. 또 수도권 대기업에 다니는 후배의 사례도 열을 올린다. 지난연말 수십억원의 투자이익을 올렸고 퇴사를 고민하고 있다며 부러워 하기도 했다.

그런데, 4월 중순부터 투자손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비트코인이 폭락하면서 크고작은 코인들도 일제히 30~40%씩 떨어졌다. 코인시장에서 돈을 벌어 카드대금을 마련했다는 지역의 중소기업 대표도 요즘에는 시무룩 한 표정이다. 유럽발 코인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소식과 국내 일부 정치권과 경제계 인사들의 혼선이 하락을 부추겼기 때문이다. 암호화폐 투자가 잘못되었고 거래소도 폐쇄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공직자는 자진사퇴 국민청원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기도 하다.

이같은 저항은 무엇 때문일까. 국내 민간거래소에 등록된 암호화폐의 종류는 200여개가 넘고 글로벌 시장에서는 9천여개가 거래되고 있다. 주식시장과는 달리 암호화폐는 청년층과 중장년층이 대거 유입되어 있다. 블록체인 시장을 활성화 한다면서 암호화폐는 인정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입장 때문이다.

주식이나 암호화폐 투자 경험도 없는 사람들이 정책의 방향을 운운하는 상황에 시장은 요동을 치고 반발을 하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게시된 글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중장년층은 부동산 상승의 시대적 흐름을 타서 노동 소득을 투자, 쉽게 자산을 축적해 왔는데, 2030세대들에게는 기회조차 오지 못하게 각종 규제들을 쏟아내고 있다는 불만을 쏟아냈다. 암호화폐, 가상화폐를 투기로 규정한데 대한 반발이다.

암호화폐 투자자는 보호해 줄 근거가 없다며 보호에는 발을 빼고 세금은 받겠다는 것에 대한 지적도 있다. 블록체인과 코인 시장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없이 미술품과 비교하면서 가상화폐 시장을 운운하는 것은 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금융시스템 수준이 아직도 선진국 수준에 도달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선진국들이 암호화폐, 가상화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도 우리나라는 제조업 중심의 사고방식을 갖고 있어 국내 IT산업과 금융시장의 앞날이 어둡다고 분석하고 있다. 주식이나 암호화폐의 시장 흐름도 모르면서, 경험도 없으면서 시장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많다.

 김영철 ESD(주) 대표·(사)충북스마트제조혁신협회 사무국장<br>
 김영철 ESD(주) 대표·(사)충북스마트제조혁신협회 사무국장

노름이나 도박시장도 나름 규칙과 원칙이 있다. 꼰대의 입장이 아니라,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분석을 통해 문제점은 보완하고 발전방안, 개선방안을 찾아 시장의 안정성을 도모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는 것 같다.

어른들이 만든 잘못된 세상을 본인들이 고칠 수 있는 기회를 드린다는 청원에 국민들의 동의가 쏟아지는 이유를 심각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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