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세종-청주 핵심도시 연결 광역철도망 도심통과 반영 총력
에어로케이 재정 지원책 마련도 "잠 덜 자면서 봉사·헌신" 포부

정정순 의원이 지난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충청권 광역철도망의 청주도심 통과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김홍민
정정순 의원이 지난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충청권 광역철도망의 청주도심 통과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김홍민

〔중부매일 김홍민 기자〕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정정순 의원(더불어민주당·청주 상당)은 지난달 20일 보석으로 석방된 후 다음날부터 청주 도심을 통과하는 충청권 광역철도망의 제4차 국가철도망 계획 반영을 위해 정부 고위 관료들을 만나며 동분서주하고 있다.

다섯달 보름여 구속기간의 의정공백을 메우려 안간힘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그는 체중이 줄어 얼굴이 홀쭉했다. 

정 의원을 통해 지역 현안의 전망을 소개한다./ 편집자

정정순 의원(왼쪽)이 지난달 28일 국토교통부 김선태 철도국장을 만나 충청권광역철도에 청주 도심 노선을 넣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 정정순 의원실 제공
정정순 의원(왼쪽)이 지난달 28일 국토교통부 김선태 철도국장을 만나 충청권광역철도에 청주 도심 노선을 넣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 정정순 의원실 제공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538호인 정 의원 사무실을 들어서자마자 그는 질문도 받기 전에 청주도심 통과가 제외된 충청권 광역철도망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정 의원은 "지난해 국토면적의 12%에 불과한 수도권 인구가 총인구의 절반을 넘어서면서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양극화는 더욱 심화됐다"며   "이에 따라 국가에서도 제5차 국토종합계획에서 수도권 집중 및 지방소멸 위기 극복 수단으로 연계·협력을 통한 지방광역권 조성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구·경북, 광주·전남, 부·울·경, 그리고 충청권이 각각 메가시티(광역생활경제권) 구축 등으로 처절한 생존 노력을 하고 있지만 지방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한 실정"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국가가 응답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국가가 응답하는 방법 가운데 철도와 관련해 국토부가 마련한 지난달 22일 제4차 국가철도망 계획 공청회 자료에서 스스로 밝히고 있듯이 '미래철도의 역할은 지방대도시권 광역철도 확충으로 권역 내 이동 편의성을 높이고 경쟁력 있는 광역경제권 형성을 지원함으로써 국가균형발전의 기반이 돼야한다'는 것이다.

정 의원은 "이번 공청회 자료를 보면 지난 3차 국가철도망 계획의 한계로 '비수도권은 주로 고속·일반 철도에 투자해 수도권 대비 광역철도 투자가 매우 부족하고 지역 내 이동 시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하다'고 명시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광역철도'에 대해 법적 개념부터 짚어보더라도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제4조에 '특별시·광역시·특별자치시 또는 도간의 일상적인 교통수요를 대량으로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한 도시철도 또는 철도이거나 이를 연결하는 도시철도 또는 철도'라고 정의하고 있다"며 "따라서 충청권 광역철도는 대전, 세종, 청주라는 충청권 3개 시·도의 핵심 대도시를 연결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체 노선의 일부만 청주도심을 통과하는데 '광역철도(코레일 운영)'가 아닌 '도시철도(지자체 운영)'로 해야 한다는 국토부의 주장은 억지란 얘기다.

그는 "충청권 메가시티가 구축돼야만 수도권이 아닌 지방의 충청권도 생존의 기반이 마련되는 것"이라고 언급하고 "우리나라와 같이 균형발전을 국토정책의 핵심으로 여기고 있는 프랑스에서도 최근 지방도시(광역)철도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이번 국토부 초안에서 충북이 요구한 청주 도심 통과 노선이 빠진 것은 광역철도가 아닌 '공항철도'라고 질타했다.

그는 "이번 충청권 광역철도에는 충청권의 3개 시·도 가운데 대전·세종만 들어있고, (외곽의 충북선을 이용하도록 해)청주는 빠져 있어서 3개시의 일상적인 교통수요를 대량으로 신속하게 처리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결국 청주시민은 정작 철도로 청주공항에 가지 못하는, '대전·세종시와 청주공항을 연결하는 공항철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정정순 의원이 지난달 26일 청주지역 의원 사무실에서 김인 충북도 균형건설국장, 이혜옥 교통정책과장 등 충북도 관계자들과 국토교통부의 청주도심 패싱 초안의 문제점과 대응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정정순 의원실 제공
정정순 의원이 지난달 26일 청주지역 의원 사무실에서 김인 충북도 균형건설국장, 이혜옥 교통정책과장 등 충북도 관계자들과 국토교통부의 청주도심 패싱 초안의 문제점과 대응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정정순 의원실 제공

정 의원은 "특히 이렇게 되면 연간 대전·세종에서 청주를 오가는 7천200만명과 진천·음성에서 청주(청주공항)를 오가는 2천700만명의 교통수요를 외면하는 것인데 어떻게 광역철도라고 할 수 있는가"라고 질책했다.   

정 의원은 "청주는 1920년 도심을 통과하던 철도를 국가가 두 차례에 걸쳐 외곽으로 옮긴 뒤 100년 동안 철도 혜택을 누리지 못했고, 지금은 철도이용률이 0.03%로 전국 최하위의 철도 없는 도시가 됐다"며 "이제는 국가가 철도를 청주시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그동안 예산, 경제성 등 여러 이유를 들며 청주도심 통과 노선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했고 이번 공청회 내용에 그대로 반영됐다.

정 의원은 "반대를 위한 핑계에 불과하다"고 일축하고 "청주도심을 통과해야 이용객이 늘어 경제성이 확보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충청권 메가시티를 완성하기 위한 장기적 계획에 따라 철도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코레일이 운영하는 광역철도로 건설하는 게 맞다"며 "국토부의 이런 논리와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 예산(114조원)을 확대 반영할 수 없다는 기획재정부의 판단을 수긍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이번 공청회에서 공개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이 번복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국토교통부가 관계기관 및 지자체들과 협의를 하고, 철도심의위원회를 열어 심의한 뒤 6월말쯤에 확정·고시할 예정이다.

정정순 의원 지난달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토교통부 황성규 2차관과 긴급 면담을 갖고 청주 도심을 통과하는 충청권 광역철도망을 제4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정순 의원실 제공
정정순 의원 지난달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토교통부 황성규 2차관과 긴급 면담을 갖고 청주 도심을 통과하는 충청권 광역철도망을 제4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정순 의원실 제공

남은 일정상 시간도 많지 않고, 전국적으로 탈락된 노선들에 대한 재반영 요구가 많아 청주도심 노선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 의원은 이에 대해 "청주 도심 노선은 단순히 청주 한 개 지역을 위한 것이 아니고 국가균형발전·메가시티를 통한 충청권의 공동생존과 청주공항을 중심으로 청주의 남·북쪽 도시들을 연결하는 사업"이라며 "충북의 정치권, 지자체, 시민단체들이 모두 협력해 반드시 관철시켜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대화는 지역의 또 다른 현안인 에어로케이항공으로 이어졌다.

청주공항을 기반으로 한 에어로케이는 최근 정기 운항을 개시했지만 자금난으로 운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 의원은 앞서 에어로케이 운항증명 발급에 전력했었다.

그에게 에어로케이 경영 정상화 방안에 대해 질문했다.

정 의원은 에어로케이가 어려움에 처한 이유를 국토부의 운항증명 발급 지연으로 꼽았다.

정 의원은 "에어로케이는 (다른 항공사의 사례에서)보통 6개월이 걸리는 운항증명 발급에 14개월이라는 사상 최장 기간이 소요됐고, 취항하자마자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위기 상황 속에서 커다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국토부는 지난 3월 '항공산업 지원 및 재도약 방안'을 발표하며 최대 2천억원 수준의 정책금융을 저비용항공사(LCC) 업체에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에어로케이 등 신생 LCC 업체를 자금지원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으면서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청주 유일의 항공사인 에어로케이가 살아남아서 지역 인재 채용과 지역경제 발전에도 이바지할 수 있도록 국토부는 물론 재정·금융 당국 등과도 다양한 지원책을 모색하겠다"고 약속했다.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 구속기간 가장 안타까웠던 상황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했다.

정 의원은 "개인적인 일로 시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먼저 고개를 숙였다.

그는 "지역 국회의원으로서 국가 예산 확보, 지역 현안 해결, 충청권 광역철도의 국가사업 반영 등을 위한 노력을 마음껏 할 수 없어서 안타까웠다"고 토로했다.

정 의원은 "이번(계기)에 새삼 국가와 청주시민을 위한 밑거름이 되겠다는 다짐을 했다"며 "시간을 쪼개고 잠을 덜 자면서 봉사하고 헌신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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