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구입 가격보다 세트메뉴 최대 1천200원 인상

[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취업준비생 A(27·여)씨는 점심을 간단히 해결하기 위해 메뉴를 햄버거로 결정했다. 이후 코로나19로 매장 방문이 꺼려져 배달주문을 알아본 A씨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직접 배달로 별도의 배달료는 책정되지 않았으나 메뉴를 확인해보니 평소 가격보다 적게는 500원 이상 가격이 비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매장에 문의한 결과 '본사 정책상 배달시 가격이 조금더 비싸다'는 답변을 받았다.

일부 햄버거 프랜차이즈에서 배달시 매장 판매 가격보다 제품을 더 비싸게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주요 5개 햄버거 프랜차이즈의 제품가격을 비교한 결과 맘스터치를 제외한 4개 업체(롯데리아, 맥도날드, 버거킹, KFC)의 모든 제품이 배달주문과 매장 구입 간 가격에 차이가 있었다.

이들 4개 업체 모두 배달주문 시 매장가격보다 햄버거 세트는 1천원~1천200원, 햄버거 단품은 700원~900원, 사이드 메뉴는 600원~700원, 음료는 500원~700원까지 가격이 올랐다.

이에 대해 4개 업체는 일정금액 이상 배달주문 시 별도의 배달료가 청구되지 않는 대신 배달제품 가격에 배달료 등 배달서비스로 인한 제반비용이 포함돼 있다는 설명이다.

더구나 이 같은 사실에 대해 주문·결제 과정에서 명확하게 고지되지 않고 있었다.

4개 업체가 운영하고 있는 홈페이지 및 모바일 앱을 모니터링한 결과 주문 및 결제 과정에서 배달주문과 매장구입 간 제품가격이 다르다는 정보를 제공하는 업체는 2곳에 불과했다.

주요 3개 배달 플랫폼에서도 4개 업체 모두 해당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특히 배달 플랫폼의 경우 배달료 관련 정보가 전혀 표시되지 않거나 배달료가 '0원' 또는 '무료'로 표시중이다.

더구나 배달제품을 여러 개 주문할수록 시중 배달업계에서 책정한 평균적인 배달료를 크게 웃돌고 있는 상황이다.

4개 업체에서 무료배달이 가능한 최소주문금액에 맞춰 햄버거 세트와 사이드 메뉴를 구입해본 결과 배달 시 제품가격이 매장구입 시보다 최소 1천200원에서 최대 3천100원까지 비쌌다.

또한 4인 가구를 기준으로 각 업체에서 특정 햄버거 세트를 4개씩 주문하는 경우 배달 시 제품가격이 매장구입 시보다 최소 4천000원에서 최대 4천800원까지 비싸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사업자에게 주문 및 결제 과정에서 주요 거래조건을 명확하게 알리도록 권고했다"며 "아울러 주요 배달 플랫폼 사업자에게는 매장가격과 배달가격이 다르다는 사실 등을 배달 플랫폼 내에 쉽게 표시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할 것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