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박재원 정치행정부장

호남고속철 분기이자 국토 'X'자축 중심인 KTX오송역이 '철도계 적폐'로 몰리고 있다. 싸잡아 충북도와 청주시는 오송역을 탄생시킨 지역 이기주의 '끝판왕' 정도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최근 유튜브에 올라온 관련 영상을 보면 철도 적폐, 욕먹는 이유 등 오송역은 있어서는 안 될 존재로 평가되고 있다. 오송역은 천안~아산~대전보다 수요적 측면과 배후도시 연계성 등 경제성이 극히 떨어지는 노선이라고 평가한다.

도심과 상당히 동떨어져 청주시민조차 이용하기 불편하다는 오송역의 탄생 배경으로는 '폭탄테러 위협'을 갖다붙인다. 과거 민간단체에서 충북을 지나지 않으면 철도를 폭파하겠다고 한 과도한 발언 사실을 내세워 마치 충북·청주가 폭도들의 집단으로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정치적 결정이라는 것이다.

여기까진 그렇다 치고 오송역이 호남고속철 분기역으로 지정되는 것은 철도역사의 가장 큰 실책이라고 한다. 오송역보다 천안·아산을 경유하면 요금이나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데 지역 이기주의로 피해는 이용객이 보고 있다고 한다.

충북도에서 주장하는 '강호축'이나 'X'자축도 말도 안 되는 소리로 몰아간다. 전국 모든 지역의 물동량과 인구가 서울로 집중하는 상태에서 강원권과 호남권이 오송역을 기점으로 교류가 활발해질 것이라는 강호축은 현실과 동떨어진 기대라고 주장한다.

영남권과 호남권 역시 철도를 이용, 오송역을 거쳐 교류할 가능성도 극히 낮다고 한다. 오히려 권역별로 횡단철도를 연결하는 것이 오송역을 경유하는 것보다 효과적이라고도 설명한다. '어찌됐든 서울만 가면 된다'가 아니라 '빠르고 편하게 서울로 가야한다'가 오송역은 '아닌' 이유다. 그나마 세종시 이용객들로 오송역이 연명하고 있으나 이 역시 접근성이 떨어져 세종 관문역도, 청주 관문역도 아닌 정체성 '무역(無驛)'이라는 식으로 비꼰다.

오송역이 이렇게 당하는 데도 충북도·청주시는 구경이다. 이들이 주장을 인정하는 것인지, 반박 논리를 찾지 못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는다.

'오명(汚名)'을 그대로 두면 사실이 된다. 반응 중 하나가 '오송역은 있어야 한다. 이기심으로 똑같은 역을 만들지 않으려면 오송역이 대표돼야 한다.'이다. 쥐구멍이 생각날 정도다.

박재원 정치행정부장
박재원 정치행정부장

이래도 충청권 광역철도를 실현하겠다고 하는 그대들이 가만히 있을 것인지 궁금하다. 오송역을 적폐로 몰아가는 이들에게 청주도심 통과 광역철도를 국가계획에 반영하겠다는 사실은 또다른 소재가 된다. 아마도 '인구 100만도 안 되는 동네 주민 편하도록 국민세민 수조 원을 내놓으라는 지역 이기주의가 또 충북에서 발동했다'고 지탄할게 불 보듯 뻔하다. 그러면서 계획을 조목조목 짓이겨놓을 것이다.

'너무 젖으면 불도 붙지 않는다'는 대사가 있다. 흠뻑 젖어 광역철도까지 못쓰게 하지 않으려면 움직여야 한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