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 충북도교육감

[중부매일 박성진 기자]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은 21일 충북 청주 여중생들의 투신 사건과 관련, "적극적인 보호조치로 학생들을 살릴 수 있었음에도 위기관리에 대한 사회적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발생한 비극"이라고 지적했다.

여중생들의 투신 사건이 발생한 지 9일 만에 김 교육감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이다.

김 교육감은 이날 간부회의에서 "조금 더 일찍 (가해자와) 분리 조치가 이뤄지고, 검찰과 경찰, 교육당국까지 기관 간의 공유와 협조가 잘 이뤄졌다면 안타까운 결과를 미연에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학생들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 어른들과 사회적 책임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며 "교육기관은 입장이 아니라 대책을 가져야 할 책임이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난 주 이 사안에 대한 보고를 받고 철저한 상황 파악과 후속 대책에 대한 사항을 세심하게 점검해 달라는 주문을 했다"며 "아이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떠한 상황에 처해 있는지, 마지막 기댈 곳이 학교라는 믿음을 줄 수 있도록 일상적인 라포 형성과 소통에 대해 촘촘하게 살펴보라"고 당부했다.

특히 "아이들이 삶에서 이탈하지 않고, 삶에 대한 끈을 놓지 않도록 교육 관계자는 물론 가정의 부모님과 지역의 어른들도 관심을 더 가져주시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지난 12일 오후 5시 9분께 청주시 서원구 오창읍의 한 아파트에서 중학교 2학년생 친구 관계인 A양과 B양이 쓰러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경찰은 지난 2월 A양이 B양의 의붓아버지 C씨로부터 성폭행당했다는 신고를 접수해 수사를 벌이던 중이었다. 경찰은 두 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들이 숨진 채 발견된 아파트 화단에는 꽃다발과 메모지가 수북히 쌓이는 등 이들을 추모하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메모에는 이들을 지켜주비 못한 미안함이 배어 있는 글들이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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