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김종업 한국정신과학학회 상임이사·기(氣) 박사

우리 인간의 몸은 80%가 땅의 기운입니다. 불가에서는 사람이 지, 수, 화, 풍으로 이루어 졌다고 합니다. 즉 땅의 에너지가 몸의 주 성분이고 그 안의 내재된 물질이 물과 불, 그리고 바람이라 부르는 기운이 전체적인 구성 성분이라는 거죠. 여기서 순수하게 땅의 기운만 가지고 기질을 논해보겠습니다. 그것도 조선 팔도에 사는 사람들의 성향 위주로.

우리나라 팔도의 이름이 주요 도시 이름의 앞글자를 따서 지은 건 아실겁니다. 전라도는 전주와 나주, 충청도는 충주와 청주, 경주와 상주, 황주와 해주 등…. 여기서 주라는 이름은 평야지대의 중심에 있는 큰 마을을 말합니다. 농경사회의 가장 중요한 쌀을 생산하는 곡창지대의 중심을 말하죠. 그래서 나라가 세금을 걷기 위해 목사라는 직함을 주어 벼슬관들을 파견했죠. 건데 경기도는 어느 이름을 따 왔을 까요? 왕실이 직접 경영한 땅을 기(機)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한양 주변 곡창지대를 경기라 하였고 왕실이 직접 경영하는 땅에서 나온 쌀을 경기미라고 하였죠. 명품 쌀의 의미가 아닙니다. 여하튼 이렇게 조선 팔도의 이름이 정해졌는데, 재미있게도 각 도의 땅 기질이 서로 달라 우리네 선비들이 이 땅의 인간들이 가진 기질을 특색있게 이름지어줬습니다. 땅의 기운이 사람의 기운을 결정한다는 풍수사상에 입각하여.

전라도는 세류춘풍의 기질로 이름 지었습니다. 은은한 강물과 봄바람. 한마디로 풍요로와서 슬픈 동네입니다. 경상도는 태산준령, 또는 심야 고죽이라 불렀습니다. 원래 이 동네는 북방 훈족이 지배계급이 되면서 태산준령으로 불렸고 그 이전에는 한밤중의 고독한 대나무라 불렸죠. 고고했는데, 신라라는 북방지배계급이 강한 기질을 가지고 옴에 따라 태산준령이란 명칭으로 기질을 바꿨습니다. 경기도는 착한 사람들이 많아 경중선인, 강원도는 바위아래 늙은 스님이란 뜻의 암하 노불로 불렀더랬습니다. 비슷하죠.

제일 험한 이름의 기질로 불린 곳이 함경도입니다. 니전 투구, .뻘밭에서 싸우는 개란 뜻이죠. 산세가 험하고 먹고 살기 힘들어 사람들의 기질이 하도 싸움을 잘 하니까 아마 이런 이름이 붙여진게 아닌가 합니다. 황해도는 창파투석. 파도치는 바다에 던지는 돌이란 뜻이죠. 험하게 살아도 외부조건에 휘둘리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어차피 힘들게 사는데 다른 고난이야 별거 아니란 뜻의 기짛을 표현한 글이지요. 반면 평안도의 이름이 아주 호전적입니다. 맹호출림. 호랑이가 숲에서 나온다는 뜻이죠. 북한 저 애들이 저렇게 싸움 좋아하는 이유가 기질 때문입니다. 숲에서 먹을 게 없으니까 밖으로 나와 이것저것 잡아먹는다는 의미 아니겠습니까.

김종업 기(氣)박사·한국정신과학학회 상임이사
김종업 기(氣)박사·한국정신과학학회 상임이사

충청도, 양반의 고장. 제일 고상한 기질로 불렸습니다. 청풍명월입니다. 맑은 바람 밝은 달이란 뜻이죠. 우습게도 속내를 모른다는 기질과 대비되는 이름인데. 경기도의 선인보다 더 신선같은 이름입니다. 진짜 그럴까요? 제 군대생활 경험 하나만 말씀 드리죠. 우리나라 군대 중 훈련이 가장 강한 곳이 해병대나 특전사가 아니라 해군 유디티입니다. 즉 입소대 졸업숫자로 봐서 중간 탈락자가 가장 많은 곳입니다. 하도 힘들어서. 여기서 흥미롭게 각 출신도별로 통계를 내어 본 일이 있었는데, 중간 탈락자가 가장 많은 곳이 경상도이고 끝까지 버틴 사람이 가장 많은 도가 충청도였습니다. 청풍명월의 뜻이 은근히 버티는 힘이 가장 많다는 뜻으로 해석해야 할 것 같습니다. 느림의 미학! 깡다구의 힘! 충청도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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