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일요일인 19일 청주일원에 구름 많은 흐린 날씨를 보인 가운데 흥덕구 원평동 들녘에서 한 농부가 벼에 비료를 주고 있다. / 김용수

요즘 농촌은 모내기 등 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아 그야말로 눈코뜰 새가 없을 정도다. 그런 만큼 일손에 목을 맬 수 밖에 없지만 현실은 막막할 뿐이다. 사람 구하는 것도 큰일이지만 수요가 몰리면서 인건비가 천정부지다. 한두달 새 20% 넘게 올랐다는데 그나마 힘이 많이드는 일은 외면하기 일쑤여서 구할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라고 한다. 더구나 코로나19로 인한 외국인 근로자 입국제한이 길어지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지금껏 나온 이런저런 대책은 만성이 된 농촌 일손부족을 해소하기에 어림도 없다.

부족한 일손에 비용마저 급등하고 있으나 농가로서는 속수무책이다. 영농 시기를 놓치면 일년농사를 모두 망치기 때문이다. 울며 겨자먹기가 따로 없다. 매년 되풀이되는 문제였지만 정치권도 정부부처도 거리두기로 일관했다. 그러나 임시방편이었던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끊기면서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영농이 계속될수 있도록 국내에서 감당할 수 있는 별도의 공급방안이 필요하다. 지금의 생산적 일손봉사, 대학생 영농체험 등으로는 한계가 불가피하다. 지원인력풀 제도 등 지속적 관리가 가능해야 한다.

농촌인력 수급 불균형의 심각성은 충북의 외국인 계절근로자만으로도 설명이 충분하다. 2019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농가의 수요가 1천명을 넘었다. 갑작스럽게 인력유입이 차단된 지난해는 어쩔수 없어다고 해도 올해 대안으로 추진한 방안들의 성과는 조족지혈에 불과했다. 국내 외국인의 한시적 고용은 100명도 안됐고 정부의 긴급 인력지원은 전국을 합쳐 1천명에 그쳤다. 그것도 과수재배와 고추농사 등 고된 작업현장은 손사래 치는 게 기본이다. 외부 유입의 차질 못지않게 농가의 자체 인력공급도 급격히 줄고있다.

지난해 기준 전국적으로 5년전보다 농가는 4.8%, 농업인은 9.8%가 줄었다. 충북의 상황은 더 열악해 감소율이 전국최고 수준이다. 농가 11.1%에 농업인 감소폭은 17.1%나 된다. 농가 9곳중 1곳, 농업인 6명중 1명이 사라질 정도로 급속하게 농촌이 졸아든 것이다. 그만큼 다른 지역보다 나은 농업인 유인·육성책이 요구되는데 당장은 봉사와 체험수준에서 한단계 나갈 수 있도록 돕는 방안이 효과적일 듯 싶다. 영농을 염두에 둔 유휴인력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폭넓은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농촌 일손부족 해소를 위해 지자체들도 나름의 방안들을 펼치고는 있다. 충북도의 생산적 일손봉사는 일상에서 수행하는데 무리가 없어 국가적으로 추진할 만하다. 그렇지만 효과면에서는 많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대학생 영농체험은 연계활동이 뒤따르지 않으면 일회성을 벗어나지 못한다. 고단한 취업경쟁 등을 감안하면 접근이 제한적 일수 밖에 없다. 이런 판인데도 가용 가능한 인력의 발길들까지 어르신 공공근로에 계속 잡혀 있다. 사소할 수 있는 이런 것도 손발을 맞추지 못해서야 근본적인 대책은 백년하청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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