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회의사당 전경 / 중부매일 DB
국회의사당 전경 / 중부매일 DB

수개월째 제자리걸음을 하는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추진을 위한 행사가 26일 세종시에서 열렸다. 충청권 4개 시·도지사를 비롯해 전문가와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세종의사당 설치 의지를 다졌다. 그런데 행사 진행과 마무리가 또 촉구였다. 주된 내용은 충청권 메가시티까지 동원한 당위성 강조와 국회법 신속 개정에 대한 주문이었다. 충청권이 또 다시 한목소리를 낸 것이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이전에도 숱하게 봐왔던 것이다. 말 만으로 이어진 반복되는 같은 자리일 뿐이었다.

세종의사당 건립과 관련된 활동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여야 합의를 통해 의사당 건립 추진이 확정되고 올해 집행할 예산까지 책정했다. 그러나 국회법 개정이라는 단서조항을 넘지 못하는 형국이다. 건립 사업의 첫발을 위한 예산집행이 법 개정후에나 가능해 준비만 마치고 실제 일은 손도 못대고 있다. 이를 다룰 국회 임시회가 열릴때마다 충청도민들의 염원을 환히 밝혔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뒤늦은 공청회도 여는 등 절차와 형식까지 갖췄지만 야당인 국민의 힘은 여전히 굼뜨기만 하다.

이러는 동안 여의도 정국은 서울시장 등 재보궐선거에 매몰됐고, 충청권은 광역철도망 청주도심 통과라는 발등의불이 떨어졌다. 결국 해를 넘기고, 수차례 국회 회기가 지나갔지만 세종의사당 추진은 달라진게 없다. 추진을 서둘러야 한다며 그간 지지체와 시민단체 등이 열었던 여러 행사들 또한 한결같은 형식과 내용으로 달라진게 없다. 코로나19로 인해 대규모 집회는 아예 배제된 가운데 모두 말뿐인 자리였다. 특정 상대에 대한 별도의 요구도, 시기와 상황에 걸맞는 내용도 없는 촉구 일변의 말잔치였다.

지금으로서는 하반기 법 개정도 어려워 보여 이대로는 안된다. 이런 저런 핑계를 내세우며 미온적인 국민의 힘을 더욱 옥죄야 한다. 지역 의원들부터 태도를 분명히 하고 지역 당원들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 이들이 세종의사당 추진의 최일선에 서도록 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몫이다. 등떠밀어서라도 이들을 움직이게 해야 한다. 행정수도 완성은 충청권 전체의 미래 생존과 직결된다. 당장 충청권 메가시티를 구축하는데도 중요하다. 지역내 국민의 힘 당원들도 충청도민이다. 지역이 살아야 이들도 존재할 수 있다.

시기적으로도 이들의 역할이 기대된다. 내달에 있을 국민의 힘 당대표 경선의 불이 붙었다. 후보자 예비경선 여론조사가 시작되면서 충청권이 주목받고 있다. 당권주자들이 잇따라 방문하는 등 구애가 본격화됐다. 전국적인 선거에서 충청권은 늘 당락을 좌우하고 있다. 이번 국민의 힘 대표경선도 다르지 않다. 이럴 때 충청권은 높아진 몸값을 제대로 받아야 한다. 당권주자들로부터 세종의사당 추진 지지를 못 박아야 한다. 나중에 딴소리를 못하게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게 좋다. 우는 것도 제대로 해야 떡 하나라도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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