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 잡년 싹 씻어주는 데크길을 걷다

장고도 둘레길
장고도 둘레길

[중부매일 오광연기자]봄꽃 지고 여름 꽃망울 피어오르는 6월. 코로나로 힘들었던 일상을 벋어나 잠시 소소한 여행을 보령의 섬으로 떠나보자.

풍요로운 바다에 올록볼록 육지가 흘러들어 아름다운 섬이 되고 해변이 된 작은 도시. 머드처럼 고운 사람들이 모여 분주한 활기참으로 큰 바다를 품은 도시 보령!

노란 금계국 따라 도착한 대천항은 원도심과 해수욕장, 항구가 20~30분 거리에 모여 있는 거의 유일한 곳이다.

세계적인 머드 축제로 유명한 대천해수욕장 일원에서 열리는 2022년 보령해양머드박람회 개최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여기저기 보인다. 역시 머드의 도시답다.

청정 해산물이 가득한 수산시장은 철 만난 해산물과 사람들로 북적인다. 굴, 주꾸미, 배오징어, 키조개, 꽃게, 소라, 우럭, 대하가 미식가와 여행객을 유혹한다.

서해안 시대를 여는 신항만 건설이 한창인 항구에서는 원산도를 연결하는 바닷길 공사가 한창이다. 올해 말 개통 예정인 세계에서 다섯 번째, 국내 최장 6,927m의 보령해저터널로 이제는 바다 아래로 10분 만에 초록색 해변이 아름다운 원산도에 갈 수가 있게 된다.

육지와 도로로 연결되는 섬은 여행자에게는 큰 축복이다. 바다 위 멀리 아련하게 보이는 섬을 집 앞 편의점 다녀오듯 가볍게 다녀올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들뜨게 한다.

보령은 90개의 유무인도를 보유하고 있는 섬 부자다. 대천항에서 여객선을 통해 원산도를 비롯해 몽돌해변이 아름다운 효자도, 우아한 황금곰솔 빛나는 삽시도, 개신교 선교 성지 고대도, 이무기가 용이 되어 날아오른 장고도, 여우에 홀리듯 매력적인 호도, 사슴 눈망울처럼 깨끗한 녹도, 수줍어 안개로 몸을 가린 신비의 섬 외연도에 갈 수 있다.

북으로는 원산안면대교로, 남으로는 올해 말 보령해저터널로 육로와 연결되는 원산도는 산이 높고 구릉이 많아 원산도라고 불린다. 이 섬은 고만도 또는 고란도 라고 불렸으며 충남에서는 안면도 다음으로 큰 섬으로 서해안 관광 거점으로 성장하기 위한 기반 시설 확충이 한창이다. 서해안에서 드물게 남향 해수욕장을 가지고 있어 조만간 핫플레이스로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원산도
원산도

대천항에서 11km 거리에 있는 효자도는 말 그대로 효자가 많이 나와서 붙여진 이름으로 몽돌해변이 아름다운 섬이다. 뱅어포의 주요산지로 매년 4월이면 실치를 김처럼 말리는 풍경을 볼 수 있다. 여유로운 한가함과 고즈넉한 정겨움이 파도와 몽돌이 서로 부딪혀 내는 소리만큼이나 깨끗하고 청량한 섬으로 2012년 CNN 선정 아름다운 섬 33에 들기도 했다.

삽시도는 섬의 지형이 화살이 꽂힌 활의 모양과 같아 붙여진 이름으로 대천항에서 여객선으로 1시간 거리에 있는 보령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이다. 물망터와 면삽지를 비롯해 양질의 백사장과 청정해역을 자랑하는 거멀너머 해수욕장, 진너머 해수욕장, 그리고 밤섬 해수욕장이 있어 피서객들이 즐겨찾는 곳이며, 특히 봄과 가을철 갯바위 낚시 포인트가 많아 낚시꾼들의 탄성을 지르게 하는 곳이다. 약 5.6㎞에 이르는 둘레길은 기암괴석과 나무가 어울려져 그 아름다움에 넋을 잃게 되는데 황금소나무 가득한 황금곰솔에서 바라보는 바다 조망은 가히 으뜸이다.

장고도는 장구를 닮았다 하여 섬의 이름이 되었는데 충청도의 제주도라 불릴 만큼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다. 200년간 전승된 전승 민속놀이인 등바루 놀이가 유명하며 제주도 해녀가 원정을 올만큼 전복과 해삼이 풍부하다. 대천항으로부터 서북쪽으로 21km지점에 자리하고 있다. 수심이 낮고 암초 등이 잘 발달되어 연안 어족이 서식하는 알맞은 곳으로 전복, 해삼 양식은 물론 멸치, 까나리, 실치, 김 양식 등 수산자원이 풍부한 청정해역이다. 그래서 장고도는 외국 관광객들이 자주 방문하여 마을 단위에서 추진하는 어업체험을 하며 숙박할 수 있는 맞춤형 관광 체험 패키지가 매년 인기리에 운영되었으나 지난해부터 코로나로 인해 뜸해진 상태이다. 특히 자녀의 현장학습 등으로 가족단위 체험관광에 참여하면 좋은 추억을 담을 수 있는 장소이다.

고대도는 삽시도 북쪽 4.5km에 있는 섬으로 0.9㎢의 조그만 섬으로 한국 최초 개신교 선교사인 칼 귀츨라프가 첫발을 디뎌 선교활동을 펼친 곳으로 많은 종교인이 그의 발자취를 따라 방문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국립공원 지역으로 물속이 환히 들여다보일 만큼 깨끗한 청정해역으로 금사홍성 우거진 당산해수욕장과 자갈 해수욕장이 있어 북적이지 않는 힐링 휴가를 원하는 피서객에게는 최고의 선택지이다.

한참을 바닷바람 맞으며 가야 도착하는 외연도는 안개와 태양, 푸른 바다와 붉은 동백이 만들어낸 섬으로 당산의 상록수림이 장관인 신비의 섬이다.

주위의 섬들을 호위하듯 거느리고 있는 세 개 산봉우리가 멋진 경관을 자아내는 외연도는 새하얀 해무가 감쌀 때가 많아 연기에 가린 듯하다 하여 외연도라 불린다. 짙은 해무로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산봉우리가 주위의 자그마한 섬들을 호위하듯 거느리고 있어 신비함을 더해준다.

대천항에서 1시간 20분 정도 가야 닿을 수 있는 섬으로 이곳에는 천연기념물 136호로 지정된 상록수림이 자리하고 있으며 그 안에는 동백나무와 다양한 수목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특히 이곳은 매년 음력 2월 보름이면 충남 무형문화재 제54호로 지정된 '외연도풍어당제'를 개최하여 보기가 드문 문화적 전통 의식을 보여주는 행사이나 지난해부터 코로19로 인해 개최하지 못하다가 지난 26일 뒤늦게 개최한 바 있다. 외연도는 2019년 해양수산부로부터 '봄에 가고 싶은, 꽃보다 아름다운 섬'으로 선정된 바 있다.

도심과 어항, 해변과 섬이 하루에 공존하는 마법 같은 도시 보령! 산과 바다가 사계절 다른 매력을 가진 곳. 서해안 최초이자 최대의 해수욕장이 있는 곳. 90여 개의 섬이 제각각 독특한 자태를 뽐내고 자연과 문화, 체험이 디지털 인프라와 아날로그 감성이 어우러져 머물고 싶은 도시로 변모하는 보령은 정서적 힐링뿐만 아니라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로 가득하다.

여유롭게 거닐며 여가를 활용하기 좋은 장소와 짜릿한 활동적 장소가 잘 조화되어 여행과 레포츠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바다 윗길을 따라 바다 아랫길로 이어져 동네 길로 접어드는 소소한 행복이 가득한 보령은 지금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매력이 큰 도시이다.

아름다운 경관과 사람들이 모여 사시사철 축제로 이어지는 도시, 가벼운 소풍 여행부터 장기 여행까지 머물며 행복이 충전되는 행복 충전 도시 보령으로 살랑살랑 바람 타고 가볍게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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