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박현수 ㈔충북생물다양성보전협회

숲은 푸르름이 더 짙어가고 나무들 사이로는 여름의 냄새가 나기 시작합니다. 풍요로움이 가득한 초여름은 많은 생명들의 사랑이 꽃피는 시기입니다. 새, 곤충, 물고기 등 에너지를 많이 필요로 하는 동물들에게는 지금부터 자손을 키우기 적합한 것입니다. 이 풍요로움의 원천은 햇빛이지만 이 거대한 에너지를 생명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바꿀 수 있는 생산자는 식물입니다. 특히 나무는 거대한 숲을 존재하는 바탕입니다.

지금 길을 나서면 나무가 없는 산들을 마주치게 됩니다. 나무가 모두 베어진 넓고 황폐한 산은 두렵기까지 합니다. 나무를 베어내고 새로 심는다는 산림정책에 우린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정부는 2030년까지 탄소중립 즉 탄소제로를 위한 정책을 제시했습니다. 이는 전 세계가 지속 가능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입니다. 계속되는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가 이제는 인간을 지구에서 멸종시킬 수 있다는 두려움이 실천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석탄과 석유에너지를 사용을 줄이고, 기업은 생산설비와 제품을 통해 탄소배출을 감소시켜야 합니다. 지역은 각 산업단지에 배정된 배출양을 넘어서는 안되기에 산업적인 면에서는 큰 제재와 변혁이 생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산업 발전에 꼭 필요한 탄소배출을 감당하기 위해 정부는 탄소를 감소시키는 나무 심는 정책에 눈을 돌렸습니다.

기존의 산림정책을 강화하여 연간 탄소 22.1백만 톤의 흡수량을 확보하겠다는 야심찬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쉽게 2030년까지 30억 그루의 나무를 심겠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탄소배출도 줄이되 숲을 많이 늘려 탄소를 잡기까지 하겠다는 이 좋은 정책이 요즘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바로 30년 이상 자라 탄소흡수가 떨어지는 늙은 나무를 베어내고 탄소흡수가 높은 어린 나무를 심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이 이론의 바탕은 2019년 국립산림과학원에서 2019년 발표한 자료입니다. 자료에 따르면 30년 된 소나무의 1ha당 연간 9.6톤이었고 70년 이상 된 소나무는 연간 4.2톤으로 오래된 나무가 탄소의 흡수량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그 후로 늙은 나무를 베고 어린 나무를 심어야한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에 반박하는 내용들이 등장 합니다. 동일한 면적에 자연적으로 살아온 오래된 나무의 소나무 숫자가 적기 때문에 탄소흡수량이 적은 것이지 나무의 나이가 많다고 탄소흡수량이 떨어지는 게 아니다 라는 것입니다. 몇 종을 제외하고 많은 나무들은 나이가 높을수록 탄소흡수량이 높다는 자료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환경단체와 산림청이 대립각을 세우면서 더 깊숙한 본질들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경제성이라는 것입니다. 탄소배출량이 많은 산업체는 탄소배출량을 살 수 있다는 것과 산림청은 자체 사업이 늘어난다는 겁니다. 산림탄소상쇄제도가 있습니다. 기업, 산주, 산림조합, 지방자치단체가 사업자로 참여하여 나무 심기 등을 통해 산림탄소흡수량을 거래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이산화탄소 흡수하는 탄소배출권으로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어린나무를 심는 것만으로도 돈이 되는 사업이기 때문입니다. 기업은 탄소배출량을 줄이지 않고 탄소배출권을 구입하여 면죄부를 받을 수 있는 우려도 나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산림 또한 경제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입장이 있습니다. 산업단지를 유치할 수 없는 산과 산림이 많은 강원도, 충청북도, 경상북도 등의 산주나 지자체에는 경제개발을 할 수 없는 만큼 이 제도를 통해 보상을 받겠다는 것입니다. 또한 산림경영에 관련된 전문가들은 산림경영도 농사로 봐야 한다고 합니다. 잘 키우고 베어내서 경제적으로 사용해야 하며, 현재의 산림관리는 방치라는 의견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박현수 숲해설가
박현수 ㈔충북생물다양성보전협회

숲에는 나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동물들과 풀.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생명들이 치열하게 생존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논에 벼를 심고 추수를 하는 것과 비교한다면 논 생명의 가치와 보전을 위한 기존의 많은 노력이 산림정책에도 적용되어야 합니다. 벌목하기 전 환경생태조사를 실시하고 보전할 숲과 경제적으로 관리할 숲을 판단해야 합니다. 간단하게 산림정책은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보라'는 말로 대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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