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김전원 충북인실련상임대표

사람들은 곧잘 누군가를 가르치거나 잘잘못을 일깨워 주려는 습성(習性)이 있다.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이런 버릇은 일상이 되풀이되면서 몸에 익은 채로 굳어져 자동반사로 나타난다. 세대 불문하고 심지어는 손윗사람에게도 때와 장소 구분 없이 간섭하여 가르치려드니 지배받기 싫어하는 사람들은 이들을 부정적 의미의 속어로 꼰대라고 부른다.

꼰대들은 가정에서의 부모나 형과 언니, 학교 관리자와 교사들, 직장 상사들, 힘 있다는 이들, 이름을 내세우는 이들, 지도층이라거나 나이 들었다고 하는 이들이 자신은 그대로 있으면서 다른 사람만 변화시키려 드는 게 특징이다. 물론 다 그런 건 아니다. 애늙은이라는 젊은 꼰대들도 있다.

꼰대라는 별칭이 주어진 이들은 역지사지할 줄 모르며, 이해하려 들지도 않고, 자기주장만 강해 안하무인격이어서 타협도 잘 안 되고, 포용력도 부족할 뿐 아니라 배려할 줄도 모른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뒤를 돌아볼 줄을 몰라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거나 아주 희박하다는 것이다. 그러니 그 구성원들에게 물려줄 게 무엇이 있을까?

학생들의 불미스런 행동을 교정하려 할 때 종종 반성문을 쓰게 한다. 긍정적인 마음의 변화가 일었다고 생각되면 한두 장으로 그친다. 그런데 그 반성문을 어떻게 작성해야 쉽게 용서될 수 있는 지를 잘 아는 학생은 지도교사의 입맛에 맞추려고 애를 쓰니 성찰이 잘 안된다. 상대의 현상을 잘 모르니 곧잘 속기도 한다.

성찰은 하루를 정리하는 일기를 쓸 때(軌道點檢)처럼 자신의 행위를 돌아보면서 잘잘못을 살펴보고 잘못된 것은 스스로 고쳐보려고 자신과 마음으로 다짐하며 실천에 옮겨 바른 인성으로 돌아가 밝고 아름다운 사회를 꾸려가자는 것이다.

꼰대들의 대부분은 성찰하기를 지극히 싫어한다. 자존심이 긁혀 나락으로 추락된다는 생각에서, 과오나 실수를 감추고 남이 모르는 비위공개는 자리보전의 불안심리 등으로 기피하며, 안 해도 잘 살아왔다는 자기만족으로 푹 덮어버린다. 그러다 청문회장에서 한꺼번에 토하다가 기절을 한다.

그 나물에 그 밥을 비벼 먹고 살았으니 '그랬구나! 마음이 많이 아팠겠구나!'하는 이해의 반응보다는 '그런 것도 모르니? 그 나이 먹도록 뭘 배웠니?'라는 질책의 일갈이 꼰대들의 성찰 필요성을 더 확실하게 한다.

성찰이 없는 꼰대행위는 반려동물들이 봐도 박장대소할 일이다. 자기반성도 없이, 제 방귀 구린 줄은 모르고, 모든 사람이 자기만 못하다는 생각으로 아무에게나 자기 생각을 받아들이라고 하니, 들으려고 하지도 않지만 진정성 결여로 공감하는 게 없으니 들어봐도 받아들일 게 없다.

김전원 충북인실련 상임대표
김전원 충북인실련 상임대표

마음일기에 내가 저지른 씻을 수 없는 언행이나 과욕으로 베풀지 못한 마음 빚을 갚기 위해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며 긁어내고 도려내면서 바르게 잡아가는 게 성찰이다. 실천 없는 빈 약속은 오명만 덧칠할 뿐이다.

자녀가 부모의 비행을, 청소년이 어른의 악행을, 국민이 지도자의 부정을 본받지 않도록, 그래서 어린이의 바르고 고운 마음씨가 어른의 부도덕에 오염되지 않도록 하는 게 꼰대들의 참된 성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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