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눈]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6월 5일은 세계 환경의날이다. 1972년 스웨덴에서는 환경에 관한 첫 번째 대규모 국제회의라 할 수 있는 '유엔인간환경회의'가 개최되었다. '하나뿐인 지구'를 주제로 열린 이 회의에는 114개국의 대표가 참여하였으며 환경 보호가 모든 국가의 의무임을 담은 '인간환경선언'을 발표하였다. 그해 유엔 총회에서는 이 회의 개막식인 6월 5일을 '세계 환경의 날'로 지정하였다. 환경전문기구인 '유엔환경계획' 설립에 대한 결의도 이루어졌다. 유엔환경계획은 1987년부터 해마다 환경의 날의 주제와 개최국을 선정하며 국제적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6년부터 법정기념일로 지정하여 기념하고 있다.

1983년 유엔은 '유엔환경개발위원회'를 설립하였으며 1987년 첫 번째 보고서인 '우리 공동의 미래'를 발간하였다. 지속가능한 발전의 개념을 '미래세대의 필요를 저해하지 않으면서 현재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발전'이라고 처음으로 정의하였다. 1992년 브라질에서 열린 '유엔환경개발회의'에서는 '환경적으로 건전하며 지속가능한 발전'의 필요성을 확인하고 그 행동강령으로 '의제21(Agenda21)'을 채택하였다. 2002년 '지속가능발전세계정상회의'에서는 모든 개발은 '경제·사회·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해야' 한다는 원칙을 합의하였다. 2012년 '유엔지속가능발전회의'에서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도입을 결의하였고, 2015년 유엔 총회에서 193개국 동의하에 SDGs를 공식 채택하였다.

1985년 '세계기상기구'와 '유엔환경계획'은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이산화탄소의 증가로 인한 온실효과 때문이라는 점을 밝혔다. 1988년 '기후변화에관한정부간패널(IPCC)'이 설치되었고 이후 5차례의 보고서를 통해 기후변화의 문제점을 체계적으로 제시하였다. 1992년 '유엔환경개발회의'에서 마침내 기후변화협약'이 체결되었고, 1997년 3차 당사국총회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실행방안으로 교토의정서를 채택하였다. 선진국 38개국이 참여하는 교토의정서는 2008년부터 실행에 들어갔다. 하지만 교토체제 이후의 신기후체제 출범은 이해 충돌로 지연되고 난항을 겪어오다, 2015년 21차 당사국총회에서 파리협정 체결로 돌파구를 찾았다.

환경의 날을 지정한 지 반세기가 흘렀다. 지구 환경은 안전하고 건강한가? 그렇지 않다. '세계자연기금'이 발표한 지구생명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시스템의 모든 지표들이 최근 50~70년 사이 급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온실가스 농도는 2015년에 400을 초과하였고, 지구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에 비해 1도가량 증가했다. 2040년 전후 티핑포인트인 1.5도에 도달할 것이며, 21세기 내에 3.2도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구는 거주 불능한 상태로, 모든 생명체는 대멸종으로 치닫고 있는 중이다. 폭염과 한파, 호주산불, 코로나19 팬데믹, 시베리아 이상고온 현상과 아시아 홍수 등 기후재난은 이미 일상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인류는 일상을 위협받고 나서야 비로소 비상행동을 본격화하였다. 기후목표를 상향하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글로벌 그린뉴딜과 탄소중립 추진 선언도 확산되고 있다. 위기를 인식하는 데 50년을 소모했으니, 앞으로 50년은 행동에 전념해야 한다. 초기 10년은 탄소저감을 위하여 매우 압축적인 노력을 펼쳐야 한다. 서울에서는 'P4G 녹색미래 정상회의'가 개최되었다. 충북에서도 환경의 날을 맞아 '탄소중립 충북 포럼'과 '초록학교 3.0 선언' 등의 일들이 전개되고 있다. 각별히 유념해야 할 것은 이제 '인식에서 행동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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