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유창림 내포·천안주재

[중부매일 유창림 기자]'근면하고 성실하며 신뢰가 있는 정치인, 그런데 한 일은 뭐지?'라는 평가가 공존하고 있는 양승조 충남지사가 시험대 위에 올랐다. 그가 약속한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건립사업 예산 400억원 얘기다.

2018~2019년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는 대한축구협회의 축구종합센터 유치에 경쟁적으로 뛰어들었다. 천안시가 유치에 성공했지만 시민과 축구관계자들이 처음부터 유치에 공감대를 형성했던 건 아니다.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되지만 정작 시민들에게 갈 혜택은 크지 않고 결국 단체장의 치적으로만 남게 될 것이라는 비판적인 시각이 반대했던 이유다.

반대 여론을 잠재운 건 양승조 충남지사였다. 양 지사는 천안 유치에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했을 뿐 아니라 예산지원도 약속했다. '말 뿐인 지원 약속을 어떻게 믿느냐'는 우려에는 '확약서'로 대응했다.

2019년 5월 작성된 확약서에는 '충남도는 (사)대한축구협회가 공모하는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의 천안시 제안을 적극 지지하며 천안 유치 시 사업추진을 위한 체육시설 건립 도비 400억원을 천안시에 지원할 것을 확약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유창림 부장·천안주재
유창림 부장·천안주재

2년이 지난 지금 천안시는 축구종합센터 실시설계를 앞두고 있다. 내년부터는 공사가 본 궤도에 올라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양 지사가 약속했던 400억원은 감감무소식이다. 총 1천894억원이 투입되는 축구종합센터 사업비 중 충남도의 비율이 22%에 달한다. 천안시는 내년 본예산에 도사업비 400억원 중 절반 정도는 확보해야만 축구종합센터를 계획대로 추진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대선과 지선으로 이어지는 내년의 추경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천안시의 입장이다.

이와 관련 강인영 비서실장은 현 상황을 점검하고 양승조 지사에게 직보를 하겠다고 밝혔다. 대선출마를 선언한 양 지사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그의 선택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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