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목 선택 수강… '꿈·끼' 찾아 한걸음

[중부매일 김명년 기자] 오송고등학교 전경 /김명년
[중부매일 김명년 기자] 오송고등학교 전경 /김명년

[중부매일 박성진 기자] 충북 청주 오송고등학교는 '학생들이 골라 배우는 재미가 있는 학교'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 만큼 정규 과목 외에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교과목이 다수 개설돼 있다. 다양한 교육과정으로 가득 차 있어 학생들의 선택의 폭이 넓다.

자율형 공립고등학교인 오송고는 '고교학점제 선도학교', '선진형교과교실제', '인문사회영재학급', '사회교과특성화학교', '수학성장학교' 등 다양한 수식어를 갖고 있다. 지난 2012년 개교 이래 10년 만에 쌓아올린 금자탑이다. 이런 다양한 교육과정 중 '인문사회영재학급'과 '사회교과특성화학교'가 단연 으뜸이다.

1·2학년 학생들이 활동하는 인문사회영재학급은 인문학 및 역사 토론과 심리학에 대해 공부한다. 학생들 스스로 주제를 정해 토론과 글쓰기를 하기 때문에 집중력이 남다르다. 주제는 최근 사회에서 다뤄지는 이슈 등으로 정해 시의성을 확보한다. 미디어 등에서 습득한 정보와 독서를 통해 토론을 준비하고 무장한다. 학생 각자 주장하는 가치가 충돌하는 쟁점에서는 한치의 양보가 없을 정도로 치열하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학습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사회교과특성화학교는 지난 3년 간 오송고가 부단히 노력한 분야다. 사회교과와 관련된 다양한 일반·진로과목을 개설해 운영한 결과물이다. 창의적 체험 활동과 토의학습실을 증설해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했다.

오송고는 고교학점제 선도학교다. 2018학년도 2학기에 지정됐다. 4년 전부터 교육과정을 다양화하고, 학생들의 선택에 따른 교과목을 개설했다.

특히 탐구과목(사회, 과학) 수는 다른 학교에 비해 압도적으로 풍부하다. 정치와 법 등 일반교과와 융합과학 등 진로(전문)교과로 구성돼 있다. 이를 통해 2·3학년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맞는 교과목을 선택해 수강할 수 있다. 학생들의 만족도가 갈수록 높아질수 밖에 없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소인수 심화과정도 인기다. 대학 교수와 다른 학교의 외부 교사를 초청해 소인수로 진로(전문)과목을 수강할 수 있게 했다. 교과목은 학생들의 선택에 전부 맡겼다. 학생들 스스로 듣고 싶은 과목을 수강하다보니 만족도는 물론 집중력도 뛰어났다. 학생들은 수업을 듣고 소논문을 작성해보기도 한다. 이런 활동은 생활기록부 세부 능력 및 특기사항에 기록된다.

올해부터는 소프트웨어융합과학 특성화학교로 지정되면서 다양한 교과목을 더 개설했다. 사회과학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과학융합교과를 편성해 소프트웨어와 과학이 융합된 창의적 체험활동을 운영하고 있다. 정보와 정보과학, 빅데이터 분석 등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오송고는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교내 활동을 지원하는데도 남다르다. 코로나19 여파로 외부 체험활동이 제약된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묘책을 마련했다.

진로와 연계한 독서토론인 '오송컨퍼런스'와 교과에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학생 스스로 탐구하고 싶은 것을 계획해 공부하는 '리서치 & 필래닉' 등을 기획해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했다.

오송고는 다양한 교과목이 개설돼 있다고 해서 학생들이 길을 제대로 찾아갈 수 있지 않다는 점에 착악, '교육과정 설계 어드바이저'도 운영하고 있다. 교사들이 교육과정 전문가가 돼 학생들과 상담을 통해 교과목을 설명해주고 과목 선택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인터뷰] 김흥준 오송고 교장

김흥준 오송고 교장
김흥준 오송고 교장

김흥준 오송고 교장은 "학생들의 선택을 최대한 존중해 선택 과목을 다른 학교보다 월등하게 많이 개설했다"고 자랑했다. '골라 배우는 재미가 있는 오송고'라는 타이틀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김 교장은 "개교한지 겨우 10년이지만 짧은 시간에 학교가 자리를 잡았다"며 "학교 공간 자체를 설계단계부터 교과교실제에 맞춰 설계해 고교학점제 등 여러 가지 활동하는 데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장은 오송고 개교 당시 교감을 지낸 뒤 2017년 다시 교장으로 부임해 현재 5년차를 맞고 있을 정도로 오송고와는 인연이 각별하다. '오송고 귀신'이라는 애칭이 붙은 이유다.

지난해 오송고는 21회 아름다운 교육상에서 학교 부문 대상을 받았다. 학생 선택을 존중하는 다양한 교육과정 운영과 내실 있는 고교학점제 선도학교 운영, 교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전문적 학습공동체 운영 등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2019년에는 전국에 있는 112개 자율형 공립고 가운데 학생 및 학부모 만족도 최고라는 영광도 안았다.

김 교장은 "일반 고등학교이기 때문에 대학 진학이 주된 목적이지만 학생들에게 늘 '항상 웃고 즐기며 원하는 대학 가자'라고 강조하고 있다"며 "대학 가려고 오로지 학업에만 열중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생활도 영유하면서 자기계발, 동아리 활동 등 고교 3년 동안 즐길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즐기면서 진로에 맞춰 자기 목표를 성취할 수 있도록 가르쳐 이끄는 게 지도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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