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남 도고온천 자료사진. / 중부매일DB
충남 도고온천 자료사진. / 중부매일DB

코로나19로 인해 시장은 얼어붙은 반면 성장 가능성은 커진 충청권 관광산업의 기반을 새로 구축할 기회가 왔다. 충북 충주와 충남 아산이 '온천도시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것이다. 충주와 아산은 오랜 역사와 함께 국내 대표 온천도시로 손꼽힐 만큼 온천과 각별한 관계에 있다. 두 곳 모두 내로라할 만한 온천지구가 여럿 위치하는 등 관광사업지로의 여건 또한 뛰어나다. 하지만 이들은 시대 변화에 따른 온천관광 쇠락과 더불어 한동안 활기를 잃었다. 그랬던 곳들이 이제 부활의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됐다.

정부의 온천도시 시범사업은 기존 목욕 중심에서 벗어나 온천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변모시키기 위한 것이다. 온천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새로운 산업자원으로 온천을 재발견하겠다는 얘기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를 비롯해 전세계 관광산업의 흐름이 바뀌었다. 휴식과 위로를 위한 힐링이 대세로 떠오르고, 자연환경을 바탕으로하는 체험형이 주목받고 있다. 얼마전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들어 생활관광이 뜨고 있다. 노년층와 장년층 등을 중심으로 이동보다는 휴식과 자연에 중점을 두는 것이다.

이같은 흐름은 소득과 활동량 증대에 묻혀 잊혀졌던 온천관광에 빛이 된다. 이를 지역의 활력으로 살리려면 눈길이 발길로 이어지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단순 온천욕 이상의 것을 내놓아야 한다. 다양한 체험과 차별화된 서비스는 기본이다. 방문객은 물론 주변지역, 관련산업으로 시야를 넓혀야 한다. 무엇보다 한번 찾아온 이들을 다시 잡아 끌 특별함이 필요하다. 여기에 이르는데 국비 1억원 등 사업비 2억원으로는 턱없다. 생존을 위한 방향을 잡고 새로운 길에 나섰음을 확인시켜주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결국 온천도시 시범사업 지원은 자생을 위한 밑거름 정도다. 그래도 이를 평가절하하거나 효용가치를 낮춰 보면 안된다. 적어도 부활의 불씨가 될 수 있게 숨을 불어넣어야 한다. 당장 그동안 그렸던 밑그림을 현실의 무대에 올려야 할 것이다. 한방치료와 연계한 의료관광을 꿈꾸는 충주는 인근 역사·문화자원을 묶는 치유힐링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온천 관련시설만 58곳에 이르는 아산은 휴식과 운동에 방점을 찍어 건강개선을 가야할 방향으로 잡았다. 지역별로 나름의 해법이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온천욕만 하는 온천은 관광지로서의 매력이 떨어진다. 자체적으로 어렵다면 인근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충주는 손꼽히는 천혜환경의 자연관광지인 단양과 제천 등지와의 연결에 고민할 필요가 있다. 아산은 '국가숲길'에 도전장을 낸 충남 서북부 내포문화숲길이란 좋은 관광자원이 곁에 있다. 이는 하나의 예일 뿐이다. 실제 현장에 더 맞는, 더 매력적인 것을 찾아야 한다. 쉽지 않은 이 과제를 풀어낼 첫 걸음, 첫 단추가 이번 시범사업인 셈이다. 두번 다시 오기 어려운 기회마저 못살린다면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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