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증평군 도안면 송정리에 자리한 '참좋은 굼벵이 곤충농장' / 증평군 제공

고령화에 일손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촌에 곤충산업이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 아직 사육규모나 시장이 작고 성장 가능성도 제한적이지만 어떤 일이든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미래 식량으로서 곤충산업에 대한 관심은 좀처럼 식을 줄 모른다. 가공이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관련 산업이 1차생산에 머물고 있지만 산업화의 기반은 넓어지고 있다. 앞으로 돈이 될 여지가 많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더구나 코로나19로 인해 부상하고 있는 반려동물 산업과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앞으로의 전망까지 들추지 않아도 곤충산업의 가능성을 확인할 방법은 많다. 충북 곤충산업의 성장세만으로도 충분하다. 지난 2013년 57곳이었던 사육농가가 지난해 252곳으로 늘어났다. 1년전에 비해 11.5%가 증가해 4년만에 2배나 많아졌다. 이는 전국대비 8.8% 수준이며 종사자수는 증가는 더 가팔라 10%에 육박한다. 이는 사육규모 증가를 의미해 지난해 판매액이 51억6천만원으로 전국대비 12.5%를 차지했다. 비록 일부 종류에 판매가 편중돼 있지만 시작단계에서는 시장 전체의 규모를 키우는 게 우선이다.

곤충산업에 대한 관심은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우리나라 식량안보 상황과도 관련이 있다. 자급률이 계속 떨어지는 지금의 추세가 계속된다면 조만간 새로운 먹을거리를 확보하는 일이 발등의 불이 될 수 있다. 지난해 일부 국가의 사례처럼 세계적으로도 식량이 무기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키운다. 현재로서는 사료용 곤충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식용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로 시장이 확대될 수 밖에 없다. 투입되는 에너지의 효율성 면에서 편차가 너무 크다는 점도 시장판도의 변화를 부추긴다.

이처럼 빠른 성장속도와 큰 변화의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이라면 하루라도 서둘러 시장에 뛰어들어야 한다. 이런 시장은 초기에 진입하지 못하면 나중에는 기회를 잡지 못할 수도 있다. 국내 시장도 마찬가지다. 산업적인 성장 가능성을 따라잡기 위한 별도의 노력이 필요하다. 충북도가 지난 2019년 12월에 세운 곤충종자보급센터가 대표적이다. 전국 최초의 이 기관은 우수한 곤충종자를 육성·보급하는 일을 한다. 곤충질병에 대한 연구와 사육환경 기술 연구도 한다. 한마디로 곤충산업 발전의 디딤돌인 셈이다.

충북이 곤충산업에 공을 들이는 까닭으로 심각한 농촌 현실을 빼놓을 수 없다. 수십년째 계속된 인구감소는 농촌을 황폐화시키고 있다. 지난 5년새 충북의 농업인은 17.1%가 줄었다. 고령화로 감소세는 더 빨라져 10년 뒤에는 지금의 절반에도 못미칠 수 있다. 일손이 적게 들고 고령자가 할 수 있는 농업이 답이다. 젊은 농업인을 끌어들이는 데도 적합하다. 공급시장의 여건이 바뀌고 수요시장 틀이 변화한다면 산업의 방향도 새로 잡아야 한다. 곤충산업이 충북농업의 희망이 되기까지 의외로 시간이 많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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