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병원으로 전락 우려되는 단양보건의료원
동네병원으로 전락 우려되는 단양보건의료원
  • 정봉길 기자
  • 승인 2021.06.16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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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정봉길 제천·단양주재

〔중부매일 정봉길 기자〕의료사각지대에 있는 단양군민들이 요즘 한창 들떠있다. 오는 10월이면 지역에도 번듯한 보건의료원이 착공되기 때문이다. 총 130억원이 투입될 의료원은 군 보건소 뒷 터(1만280㎡)에 8개과 30병으로 지어진다. 오는 2023년 완공, 2024년 5월부터 본격 개원할 방침이다.

5~6년 전까지만 해도 단양지역에 종합병원이 존재했다. 하지만 지난 2015년 경영난으로 문을 닫자 단양지역 응급진료에 빨간불이 켜졌다. 응급환자 대부분이 골든타임을 놓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골든타임의 상황에서 환자는 단 몇 분 차이로 삶과 죽음을 달리한다. 실제로 지난 2017년 한 해 동안 관내에서 25명의 응급환자가 발생했는데 다른 지역으로 이송 도중 단 1명만 목숨을 건지고 24명이 사망했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늘 응급상황의 위험에 노출된 주민들로선 의료원 신설이 가뭄의 단비와도 같을 것이다.

단양의료원 설립은 이시종 충북도지사의 공약 사업 중 하나다. 당시 의료원 운영 주체를 놓고 충북도와 단양군의 의견 차가 컸다. 충북도는 군이 직접 운영하는 보건의료원을 요구했다. "충북도가 운영하는 지방의료원으로 바꾸면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하기 때문에 추진이 늦어질 수 밖에 없다"며 보건의료원을 선택한 것이다.

이에 반해 군은 도립 충주의료원 단양 분원이나 도립 단양의료원 즉 '지방의료원' 설립을 주장하며 맞섰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단양군이 공립 의료원을 설립·운영하면 수십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병원 운영 적자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계산에서다.

결과는 단양군이 직접 운영하는 보건의료원으로 결정됐다. 보건의료원과 지방의료원의 차이점은 상당하다. 보건의료원은 시설 45억원, 장비 6억원, 보건소 업무와 진료입원기능의 수행을 한다. 전문응급실을 제대로 운영하려면 연간 20억원 경비가 소요된다고 한다. 과연 재정자립도가 9.5%인 단양군이 이 막대한 예산을 감당할 수 있을 지 미지수다.

군이 풀어야 할 숙제는 이뿐이 아니다. 먼저 보건소 인력 대부분이 의료원에 투입된다는 점이다. 여기에 보건소 인력들이 얼마나 전문성이 있느냐에 많은 의문점이 돌출된다. 가장 시급한 것은 의사 수급이다. 수천만원을 받는 전문의가 과연 이곳으로 올 수 있느냐다. 군은 자구책으로 공중보건의를 상주시킨다는 방침을 세웠다. 보건의료원이 지역응급위기관리 수호신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국민건강 증진을 목표로 추진한 보건의료원이 자칫 동네의원으로 전락될까 우려스럽다.

정봉길 제천·단양주재
정봉길 제천·단양주재

이에 반해 지방의료원은 시설비만 165억원, 장비 50억원 등 지역 거점 공공병원의 기능을 한다. 운영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의료서비스 질의 차이가 엄청나다. 3만여 단양군민들은 현재 보건의료원이 낙후된 지역 의료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줄 것이라 믿고 있다. 이 사업이 이 지사 공약사업이었던 만큼, 의료원이 운영난에 허덕이다 문을 닫는 일이 없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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