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박은용 옥천소방서 예방안전과장 소방령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내가 알고 그대가 알고 있다." 세상엔 비밀이 없다는 뜻의 사지(四知)는 양심에 어긋남 없이 행동하는 청렴함을 가리키는 대표적인 말이다. 이는 중국 후한의 재상인 양진이 동래군 태수로 부임했을 때 그의 제자 왕밀이 은(銀) 뭉치를 건네며 "밤이 깊어 아는 사람이 없다"며 권유하자 양진이 단호하게 거절했던 일화에서 비롯됐다. 부정부패는 공정을 깨뜨리고 올바른 평가를 방해해 결국은 사회 전체를 부패하고 무능하게 만든다.

소방조직은 지방공무원법 제정 이후 47년 만인 2020년 4월 1일 국가직으로 전환됐다. 이는 국민의 신뢰를 통해 이뤄진 것이며, 그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서는 각종 재난현장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는 물론 어느 지역에서나 균등하게 최상의 소방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지금까지 소방 조직은 각종 재난 현장에서 선제적 대응을 위해 노력해 왔다. 지난 강원도 산불 현장에는 전국의 소방차와 소방관들이 동원되어 국민을 보호했으며,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때도 전국의 구급차가 확진자 이송에 적극 참여했다.

국민이 위기에 처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곳이 소방인 만큼 청렴 문화 조성은 소방 조직을 지키는 최우선 과제이며, 소방공무원에게는 다른 어느 직업보다 한층 더 높은 청렴 의식이 필요하다. 소방조직은 국민의 신뢰, 사회적 신뢰, 직원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존립할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신뢰는 부패 없는 청렴함이 바탕이 되어야 할 것이다.

청렴(淸廉)의 사전적 의미는'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다'라는 뜻이다. 하지만 우리는 흔히 청렴을 불편한 것, 귀찮은 것, 손해 보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한순간의 편안함과 관행 때문에 일어나는 각종 부정부패는 사회 청렴도를 떨어뜨렸고 우리 사회의 기본적인 공정성 가치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가져오기에 이르렀다.

공직자라 함은 국가의 녹을 먹는 사람으로서 국민과 국가 발전을 위해 봉사해야 함이 옳다. 또한 각종 부정부패 방지는 물론 공직자로서의 기본자세와 민원인 친절에 대한 부분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자신이 담당하는 일에 대하여 열과 성을 다하고 공평무사하게 일을 처리하며, 양심에 가책이 없어야 한다.

<strong>​​​​​​​</strong>박은용 옥천소방서 예방안전과장<br>
박은용 옥천소방서 예방안전과장

소방조직 역시 각종 민원 업무 시 민원인들이 간혹 제공하던 음료수도 당연한 것처럼 여겨서는 안된다. 현장에서 국민과 가장 가까이 있는 소방공무원의 청렴한 행동은 조직의 문화를 만들어 가는 초석이 되고 많은 국민들이 공감을 이끄는 길이 될 것이다. 공직자는 물론 사회 구성원 모두가 청렴에 대한 공감대를 갖고 노력한다면 청렴한 세상은 머지않은 미래가 되고, 이는 곧 국가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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