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보훈, 강철부대'
'호국보훈, 강철부대'
  • 중부매일
  • 승인 2021.06.17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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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세상] 장영주 국학원 상임고문·화가

한 사람의 목숨은 온 우주보다 귀하다고 한다. 6월은 그토록 귀한 단 하나 뿐인 목숨을 초개처럼 바쳐 나라를 지키신 영령을 기리는 '호국보훈의 달'이다. 정부는 2010년부터 매년 6월 1일을 '의병의 날'로 기념하고 6월 6일은 현충일로 삼아 전 국민이 그 뜻을 기리고 있다. 현충(顯忠)은 숙종 때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위한 사당을 세워 현충사로 명명한 것에서 기인한다. 6월 6일은 농경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절기인 '씨 뿌리는 날, 망종(芒種)' 절기를 기린 것에서 유래한다. 나라를 구하기 위하여 우주보다 귀한 단 하나뿐인 내 목숨을 기꺼이 바칠 수 있는 거룩한 씨앗을 뿌린다는 깊은 뜻이 내포되어 있는듯하다.

6월은 나라의 명운이 위태로웠던 전란과 사건이 유독 많았다. 1592년 6월 1일, 의병장인 홍의 장군 곽재우가 의령의 정암진 전투에서 첫 승리를 거두어 왜군의 예봉을 꺾어 버린다. 이날이 현재에 와서 '의병의 날'로 기념되고 있다. 그러나 6월 3일, 탄금대에 배수진을 친 조선군은 불과 서너 시간 만에 일본군 본대에게 궤멸된다. 이로써 북방의 압도적 강자였던 조선의 정예 기마군은 흔적 없이 사라지고 전략적 요충지인 충주성은 함락된다. 충주목사 이종장은 전사하고 장수 신립과 종사관 김여물은 자결한다. 이 소식을 들은 선조는 6월 4일, 그간 미적거리던 세자책봉을 전격적으로 거행한다. 세자 광해군에게 불타는 국토를 떠맡기고는 6월 5일 아침, 억수 같은 빗속에 선조와 조정은 황망하게 서울을 떠난다. 절대 떠나지 않겠노라고 약속하고는 뒤돌아 떠나 버린 임금과 조정에 실망한 성난 백성들에 의하여 궁궐은 곧 불타버린다. 조선왕의 일행은 정오에는 판문점, 저녁에는 개성에 도착한다. 뒤꿈치를 물듯 밀어닥친 일본군은 6월 7일 조선의 수도 서울에 무혈 입성한다. 6월 11일, 이순신 장군이 거제 앞바다 옥포에서 대승을 거둔다. 이로써 전라도에서 군량미를 탈취하려던 일본군의 호남진출이 분쇄되고 7년 전란의 승리의 교두보가 마련된다. 선조와 조정과 관군은 검불처럼 흩어졌으나 오히려 조선의 백성들은 도처에서 들불처럼 일어난다.

1949년 6월 26일, 독립운동에 모든 것을 바치신 김구 선생이 남북의 충돌을 막고자 동분서주하다가 흉탄에 쓰러지셨다. 그로부터 꼭 1년 뒤, 1950년 6월 25일, 북한 김일성의 기습 남침으로 동족상잔의 세기적인 비극이 생겨나고 나라는 지금껏 갈라졌다. 휴전이 되자 1956년 정부는 대통령령으로 6월 6일을 현충일로 지정하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국군과 유엔군의 넋을 기리는 추모 행사를 시작한다. 그러나 분단의 불씨는 계속 남아 1999년 6월 15일 제1 연평 해전, 2002년 6월 29일 제2 연평 해전이 발발하여 남과 북의 아까운 청춘들이 속절없이 스러져 갔다.

최근 모 방송사의 TV의 예능 프로그램 '강철부대'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남자들은 병영생활의 젊은 날의 추억 속으로, 여성들은 상 남자들의 극한의 경쟁을 통해 공감과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있다. 다들 늠름하고 멋진 대한의 남아들이다. 특히 특전사 상사출신인 '박준우 씨 (예명 '박군')'의 혼을 다 하는 치열한 모습과 탁월한 리더십에 많은 국민들이 열광한다. 그는 어린 시절, 병드신 어머니를 위해 가장이 된 힘든 생활 속에서도 주변과 이웃에 밝은 기운을 전한다.

그는 성인이 되자 곧바로 직업 군인이 되어 효도를 다하지만 22세에 어머니는 돌아가신다. 이후 그는 특전사 부대원들을 가족 삼아 15년간 충심을 다 바쳐 정예가 되어 나라를 지키다가 가수가 되어 새 길을 가고 있다. 가수로서의 박 군의 모습과 특전사 박준우 상사로써 작전에 임하는 태도는 하늘과 땅처럼 다르지만 치열하면서도 다정다감한 모습은 일관된다. '강철부대'들의 필승을 위한 몸을 불사르는 임전무퇴의 모습을 보며 같이 울고 웃으면서 국민들은 어느덧 한마음이 되어 간다. 모든 출연자들과 현역, 예비역을 향한 대한민국 군인들에게 바치는 국민들의 무한한 현충顯忠의 마음이 아닐 수 없다.

2021년 6월 11일, 세계적인 정치적 이변이 대한민국에서 일어났다. 36세의 청년 이준석 씨가 제1야당의 당수가 된 것이다. 그의 첫 외침도 각각의 개성이 살아 함께 새로움을 향하는 '공존'이었다. 이처럼 우리의 젊은이들이 뼛속 깊이 새겨진 효와 충의 문화를 각자의 터전에서 한껏 발현하면서 어느새 구각을 깨고 새로운 세계를 열어가고 있다. 이들 모두 소위 MZ세대로 불리 우는 20~30대의 젊은이들이다. 배우 윤여정씨의 수상으로 촉발 되어 K-할머니, K-할아버지라는 별명을 얻은 60~70대 세대와 유난히 잘 소통되고 있다. 육체적인 나이는 다르지만 추구하는 가치관이 같기 때문이다. 내 집을 지키는 효도와 우리의 집인 나라를 지키는 충심은 하나이다. 그러기에 "충신은 효자 가문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어왔다.

장영주 국악원 상임고문·화가
장영주 국악원 상임고문·화가

팬데믹 이후의 인류의식은 효(孝)와 충(忠)을 넘어 모든 생명의 집인 지구환경까지 살리는 공존의 도(道)까지 성장해야만 한다. 국경과 종교와 피부색을 초월하여 모두와 함께 지구촌 상생의 홍익문화를 이끌어 가는 젊은 대한민국!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뛴다. 이 뜻이 반드시 이루어지도록 국민들은 젊거나, 늙거나, 살아서나, 죽어서나 진정한 '강철부대'가 되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지구촌 모두가 함께 공존하는 '희망찬 인류의 현충의 꿈'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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