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회의사당 전경 / 중부매일 DB
국회의사당 전경 / 중부매일 DB

충청권의 숙원사업이자 대한민국 미래 발전의 토대인 행정수도 세종 건설에 청신호가 켜졌다. 대놓고 반대 목소리를 내지는 않았어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던 국민의힘에 변화의 기류가 흐르고 있다. 그동안 국회에서 발이 묶여있던 세종의사당 추진을 말하는 것이다. 당장 행정수도 완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에는 단계가 있고 순서가 있다. 그 길로 가는 본격적인 행보의 첫걸음인 셈이다. 가장 먼저 새로 당의 수장을 맡은 이준석 당 대표의 입장이 긍정적이다. 여기에 달라진 당내 분위기도 한몫하고 있다.

내년 대선으로 가는 길목에서 후보자 의견은 당내 기류 변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최근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의원은 아예 '세종시 수도이전'을 공약을 내세웠다. 수도이전 얘기만 나오면 발을 빼던 이전과는 사뭇 다른 상황이다. 여기에 공주 출신으로 세종의사당 문제에 앞장섰던 정진석 의원은 야당의 입장을 담은 별도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세종의사당 건립을 위한 국회법개정이 탄력을 받게 된 것이다. 물론 발의로 일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당내 의견도 더 조율해야 하고 여야 협의도 거쳐야 한다.

이같은 국민의힘 변화기류가 실제 결과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당 지도부의 생각이 중요하다. 그런 까닭에 이준석 대표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전의 국민의힘 지도부가 세종의사당 문제에 미온적이었던 것은 더불어민주당 좋은 일 시키는 것 아니냐는 오판 때문이다. 민주당에서 먼저 꺼냈고 지금까지 앞장섰다는 점만 보면 전혀 근거없는 생각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우선 당위성이 분명하다. 합리적인 판단이라면 다른 선택은 있을 수 없다. 이 대표가 말한 행정 비효율이 바로 그것이다.

정략적 잣대가 아니라면 세종의사당은 벌써 추진됐어야 할 일이다. 이제 새로운 정치를 하려는 국민의힘 새 지도부는 정략적 시각보다 합리적 판단에 방점을 찍을 것이다. 또 그리해야만 한다. 그렇기에 기대를 거는 것이다. 더구나 지금 이를 처리하지 않으면 내년 대선용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크다. 대선 공약을 핑계로 하세월을 보낼 수 있다는 얘기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지금 이 시점에서 세종의사당 문제에 적극 나서야 할 또 다른 이유는 여기에 있다. 민주당이 갖고 있던 주도권을 거머쥘 수 있음이다.

국정운영의 새판을 짜는 대선에서는 행정수도 완성에 대한 얘기가 거론돼야 마땅하다. 이제 미룰 수도, 되될릴 수도 없는 문제를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국정을 전향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라도 이는 필요한 과정이다. 이런 단계에 이르러면 올 안에 세종의사당이 본격 추진돼야 한다. 그 시작점은 당연히 국회법 개정이어야 하고 이를 먼저 이끄는 정당이 내년 대선에서 이슈 선점에 유리할 것이다. 매번 임시국회를 앞두고 처리하겠다면서도 말뿐이었던 민주당의 행태를 보면 그 기회를 잡는 게 의외로 쉬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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