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5일 청주지역 백화점·종합쇼핑몰 식품관에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더위를 피해 방문한 이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 안성수

내달 1일부터 적용되는 정부의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기대가 크다. 의료·방역 관계자들의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을 비롯해 일반국민들도 희망을 갖고 새 지침 시행을 기다리고 있다. 무엇보다 일상으로의 복귀 수순이 시작된다는 점에서 업종과 관계없이 모두가 환영 일색이다. 그만큼 그동안 끊임없이 지속됐던,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에 지쳤다는 의미다. 하루 한시라도 빨리 거리두기에서 벗어나고 싶은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제 그 출발점을 앞두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제대로 된 준비없이 무작정 출발했다가는 더 큰 화(禍)가 되어 돌아올 수 있다. 방역전선에 구멍이 날 수 있는 것이다.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면서 전국적으로 확진자 발생이 뚜렷하게 줄어들고는 있다. 하지만 수도권을 물론 충청권 사정은 안심하기에 아직 이르다. 충북의 경우 수그러들었지만 청주 노래연습장발 확산의 그늘이 남아있다. 음성에서 시작된 직장감염은 인근 지역으로 번졌고 혁신도시에서는 학원을 고리로 한 연쇄감염이 이어졌다. 대전은 상황이 더 나빠 두자리수 확진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이런 까닭에 일각에서는 이번 완화 조치가 너무 성급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인다. 당장 이를 결정할 지자체들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늦어도 내주 초에는 거리두기를 완화할지, 유지할지 결정해야 하는데 상황이 녹록치 않다. 그럼에도 일상 복귀에 대한 기대가 꺾여서는 안된다. 정부의 여러 지원책에도 불구하고 바닥경제의 일부 업종은 그야말로 고사(枯死)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숨만 붙게하는 연명(延命) 조치로는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한편에서는 이미 때를 놓쳤다고 아우성이다.

여행사들로 구성된 충북여행업비대위가 지난 21일 지자체에 지원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사실상 영업금지 상태인데도 지원이 미진했다는 주장이다. 게다가 거리두기 완화의 온기가 퍼지려면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기초체력 고갈로 수요가 회복돼도 역부족일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상태라면 어쭙잖은 지원보다 희망의 불씨가 더 필요하다. 스스로 일어설 용기와 기회 말이다. 영업 전면재개를 준비하는 자영업자들도 마찬가지다. 백신 접종에도 일상이 계속 멈춰있다면 이들이 느낄 절망감은 상상 이상일 것이다.

업종에 따라 제각각이고, 최악은 넘겼어도 여기서 멈추면 안된다. 그러려면 위태로운 방역상황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게 우선이다. 혼란을 감수하면서 가야할 길을 가려면 단호히 마음부터 다져야 한다. 거리두기가 완화됐다고 코로나19로부터 벗어난 게 아님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감당할수 있는 수준에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뿐이다. 너무 오래, 멀리 떨어졌기에 이제는 가야 한다. 규제완화로 들뜰 수 있는 분위기를 지금부터 가라앉혀야 한다. 한번에 너무 많은 것을 잡으려해서는 아무 것도 얻지 못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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