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중·소 여행사 매출 전무… 향후 계약 일정도 없어

코로나19 여파로 충북 도내 여행사가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사진은 문 닫은 여행사 모습. /김명년
코로나19 여파로 문을 닫은 충북 도내 한 여행사 모습. /김명년

[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충북도내 여행업계는 올해 초부터 호전되고 있는 지역경기 상황 속 사각에 놓여있다.

여행 성수기로 불리는 '여름 휴가철'을 목전에 두고있지만 충북도내 여행업계는 여전히 혹한기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개점휴업'에 빠진 업계가 올해까지 상황이 이어지면서 줄도산 위기에 빠졌다.

25일 여행업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지역 중·소여행사 대부분의 매출이 전무하다. 향후 계획된 예약일정 역시 없다.

비교적 규모가 크다는 청주시 서원구에 위치한 A여행사도 사무실 문을 굳게 닫은지 오래다. 이곳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예약취소가 잇따르면서 큰 피해를 입은 곳이다.

업계 특성상 프로모션 및 상품을 준비하며 사전에 항공권 예약을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취소 수수료'를 물게 됐다.

더구나 휴직에 들어간 직원들의 정부 지원금 자부담비용과 건물 임대료 등 고정지출이 수 개월째 누적되면서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A여행사 대표는 "지역 여행업계의 대부분이 국내 여행객을 해외로 보내는 것이 주요 수익사업인데 하늘길이 막히면서 매출이 뚝 끊겼다"며 "고정 지출을 감당하기 위해 50이 훌쩍 넘은 나이에도 일용직을 나가거나 N잡을 하는 대표님들도 있다"고 말했다.

청주시내 2곳의 여행사를 운영하는 B씨 역시 고정지출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최근 본인 소유의 부동산까지 처분했다. 지난해 소득이 전혀 없었던 B씨는 은행 대출을 받아 급한 불을 껏다.

그러나 코로나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대출금을 모두 소진했고 소득이 없어 추가 대출도 받을 수 없었다. 이에 따라 자산까지 처분하며 버티고 있다.

B씨는 "30여년 이상 여행업에 종사하면서 지금처럼 힘든 시기는 처음"이라며 "폐업도 고민해봤으나 은행 대출빚도 남아있고 휴직중인 직원들을 생각하면서 버티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도 지금의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미지수인점이 가장 불안하고 스트레스"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충북도내 한 중소 여행사의 7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매출액은 4만5천원에 불과했다. /독자 제공
지난해 충북도내 한 중소 여행사의 7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매출액은 4만5천원에 불과했다. /독자 제공

이렇듯 지역 여행업계가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유에는 지난해 코로나19의 전국적 확산에 따라 해외 여행길이 막힌 것이 가장 크다.

지난해 2월 이후 청주국제공항에서 중국, 일본, 대만, 괌 등으로 향하는 14개 노선이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주요 수익인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가 어려워지면서 고사직전에 내몰린 셈이다.

더구나 사회적 거리두기의 완화이후에는 '국내여행' 이용객이 급증했으나 국내여행 대부분이 여행사를 통하지 않는 '개인여행'인 점도 크게 작용했다.

이에 따라 이들 여행업계는 생존을 위해 충북여행업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지자체의 직접적이고 신속한 '여행업계 생존자금 지원'을 촉구중이다.

위원회는 ▷여행업체 생존자금 지원 ▷코로나 대출금 상환연기 및 이자 지원 ▷여행업체 대표자 공공일자리 지원 ▷코로나 종식 이후 상생 방안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충북도 관계자는 "정부의 재난지원금과 별도로 자체 예산을 들여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 각각 100만원의 지원금을 지원한 바 있다"며 "이에 추가적인 지원에 대해서는 형평성상 문제 등을 검토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 여행업계의 어려움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향후 정부 5차 재난지원금에 대한 지원방안을 검토하겠다"며 "또한 충북만의 여행 컨텐츠를 개발하고 지역 여행업계와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상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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