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주댐 만수위충주댐이 5년 만에 수문을 열고 방류를 시작했다. 한국수자원공사 충주댐관리단은 홍수기 제한수위(EL 138m)를 넘어서 지난 25일 전체 수문 6개 가운데 4개를 열어 방류를 시작한 가운데 충주댐 수위가 27일 오전 홍수기 제한수위 138m 아래로 내려가면서 방류량을 줄였다. /김용수
충주댐  자료사진. /중부매일 DB  

광역상수도 용수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충북 중·북부권에 희소식이 전해졌다. 내년부터 이 지역에 하루 10만톤이 넘는 용수가 충주댐으로부터 추가 공급된다는 것이다. 기존 공급량 28만5천톤에서 38%나 늘어난 39만3천톤이 공급돼 물 부족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앞서 급한대로 하루 5만톤의 물을 먼저 공급하기로 했다는 발표도 있었다. 수년전부터 용수가 부족했던 터라 가뭄의 단비나 다름없다. 더구나 용수공급 확대라는 결실을 얻기까지의 과정은 앞으로 지역현안을 풀어나가는 데 좋은 선례가 될 만하다.

충주댐 계통 광역상수도를 공급받는 충주, 음성, 진천, 괴산, 증평 등 중·북부 5개 시·군은 그동안 용수 공급 때문에 애를 태웠다. 지난 1월에는 한파로 인해 공급 차질이 빚어지면서 제한급수가 이뤄지기도 했다. 이런 상황은 결국 용수공급불량으로 이어져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충주정수장은 생산능력의 115%가 넘는 과부하를 감당해야 하는 등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기도 했다. 게다가 지금도 용수 수요는 계속 확대돼 올해 기준으로 진천은 배분량의 1.5배, 음성은 1.4배에 이르는 물을 필요로 한다.

이런 까닭에 이들 시·군과 충북도 등에서 광역상수도 용수공급 확대를 지속적으로 주문했다. 충주정수장 가동률이 지난 2018년 이후 100%를 넘으면서 위기신호가 계속되자 지난 2019년 10월 국회에서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건의와 설득을 위해 주무부서인 환경부와 수자원공사를 찾아간 횟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 급기야 물 부족은 충주댐 건설로 인해 직접적 피해를 받아온 충주지역 집단반발에 소환되기도 했다. '우리 땅에 가둬놓은 물도 마음대로 못 쓴다'며 용수 분배 문제를 외부로 끌어낸 것이다.

이처럼 지난한 과정 끝에 이뤄진 충주댐 광역상수도 추가공급은 그 의미 못지않게 규모면에서도 상당하다. 추가확보 물량 하루 10만8천톤은 충주댐 2단계 물량 하루 20만톤의 절반이 넘는다. 이에 따라 충주, 진천, 음성 등 중·북부지역의 산업단지 조성 및 기업유치에 탄력이 기대된다. 충분한 용수공급은 기업입지의 필수 요건 중 하나다. 지자체에서 부지만 닦는다고 기업유치 준비가 다 되는 게 아니다. 내년 추가공급에 앞서 이뤄지는 부분통수의 역할도 크다. 당장 올 여름 수요정점을 대처할 수 있게 됐다.

충주댐은 충북 북부지역을 휘감은 국내 최대 담수호인 충주호를 배경으로 한다. 그런만큼 충북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그럼에도 지금까지는 도움보다는 우리 지역에 부담을 주는 존재로 자리매김됐다. 지난 5월 발표된 충주댐 주변지역 지원금 확대도 그렇지만 우리의 권리, 우리의 몫은 우리가 찾아야 한다. 울지 않으면 떡 하나도 못 얻는 게 현실이다. 공공성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돼 일방적 피해를 강요당했던 여타의 것들도 이제 제몫을 찾아야 한다. 앞으로도 제대로 된 목소리를 크게 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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