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시론] 조성 충남연구원 충남재난안전연구센터

2009년 첫째를 임신했을 때, 그 무렵이 보건복지부에서 임산부를 위한 의료비 바우처 제도를 막 도입하는 시기여서 20만원을 카드로 지급받았다. 초기에는 지정된 병원에서 사용할 수 있었는데, 적다면 적은 금액이지만 요긴하게 사용하면서 동시에 정부로부터 현금과 같은 혜택을 처음 받아 본다는 것이 생경하게 느껴지기도 했던 기억이 새롭다.

매년 영유아 및 아동에 대한 지원제도가 다양해 져서 출산때는 기초 지자체 단위에서 출산장려금 혹은 양육수당을 1년간 받았고,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거치는 동안에는 보육비와 교육비가 지급돼 아이를 맡기는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맞벌이를 하는 나로서는 아이가 열 살 무렵이 될 때까지 하원(하교)를 도와주는 아이돌봄 서비스를 이용했다. 어쩌면 자녀를 위한 복지혜택을 고루 누린 첫 세대가 아닌가 싶다.

2018년 우연한 기회에 도지사가 참석하는 안전토크쇼를 진행하게 되었는데 참석자 한분이 자녀를 얻은지 얼마 되지 않아 영유아 안전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카시트가 생각보다 비싸서 필요한줄은 알지만 구입이 망설이게 되더라는 말씀을 하셨다. 이 대화가 시작이 되어 2020년 충남도는 전국 최초로 신생아가 태어나면 카시트를 선물하는 지자체가 됐다. 처음 1년간은 신생아가 태어난 두자녀 이상 가구 혹은 기초생활수급자에만 지급하던 것을 올해 부터는 모든 출산가정에 지원하고 있다.

2018년 9월 개정된 도로교통법에서 전 좌석·전 도로 안전벨트 착용과 더불어 6세 미만 영유아 카시트 착용이 의무화됐다. 하지만 2019년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료에 따르면 카시트 착용률은 일반 도로는 53.3% 고속도로는 6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이 95%대의 착용률을 보이는 것에 비교한다면 낮은 수치이다.

실제 교통안전공단의 자동차 충돌 실험 결과에 따르면, 카시트 착용 시 중상 가능성은 5%이고, 미착용 시에는 99%로 20배 가랑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카시트가 아이의 안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이가 거부하거나 부모 스스로 불편을 느낀다는 이유로 설치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더러는 카시트가 없어도 사고가 나지 않게 조심하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을 하기도 한다.

아이를 위해 카시트를 설치할때도 주의해야 한다. 잘못된 설치는 오히려 사고 위험을 키우기도 하는데, 카시트는 반드시 뒷좌석에 단단히 고정하고 등받이와 머리 지지대를 제대로 조절해서 설치해야 한다. 1세 미만의 영아는 반드시 뒤를 보도록 하고, 바구니 형태의 카시트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신생아때부터 이용을 시작해야 거부감이 적고, 상황이 그렇지 못했다면 평소에 집에서 앉아보도록 하거나 좋아하는 것들을 두어 호기심을 자극하고 짧은 거리부터 적응시키는 과정을 갖는 것도 방법이다.

조성 충남연구원 충남재난안전연구센터
조성 충남연구원 충남재난안전연구센터

카시트는 사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안전장치이다. '설마 사고가 나겠어'라는 생각보다는 '만에 하나 사고가 날 수도 있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아이의 체격에 맞는 카시트를 장착해줘야 한다. 연령이 기준이 아니라 무릎이 좌석 끝에서 꺾이는 정도의 체구가 돼야 카시트를 졸업할 때가 된 것이다. 카시트를 졸업하면 반드시 안전벨트를 매는 습관을 길러줘야 한다. 그래야 어른이 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상황에서도 스스로 교통안전을 생활화 할 수 있다. 안전이 문화가 되는데는 한 세대가 필요하다고 한다. 아이들의 안전을 먼저 생각하는 어른이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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