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눈]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자원'이란 인간의 생활이나 경제활동에 필요한 물적 재료를 말한다. 인류의 문명사는 자원 활용의 역사라 할 수 있다. 폐기물이란 쓸모없게 된 물건을 말한다. 자원을 사용 후 버리게 되면 폐기물이 되고, 버려진 폐기물도 다시 활용하면 자원이 된다. 하지만 버려지는 것들은 대부분 어딘가에서 혹은 다른 방법으로 쓸모 있는 것들이다. 그래서 순환이 필요하다. '자원순환'은 자원을 다시 사용하거나 원료로 재활용함으로써 환경친화적으로 이용하고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자원순환사회'는 자원 순환을 위한 체계를 갖추고 있는 사회이다. 폐기물 발생을 최소화하고, 발생된 폐기물을 자원으로 다시 활용하는 사회를 말한다.

산업화 이후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시작되면서 자원의 순환이 끊기고 심각한 환경오염과 생태계파괴가 유발했다. 선형 경제구조에서는 자원의 무분별한 채취, 과도한 사용, 비순환적 폐기로 인한 환경부하가 지구적 수용성의 한계를 초과하게 된다. 산업화와 도시화, 경제성장과 인구증가에 따른 물질 생산과 소비 증가는 자원의 고갈을 넘어 환경적·경제적 지속가능성의 한계에 직면하게 만든다. 특히 화석연료를 자원과 에너지원으로 이용함으로써 온실가스를 발생시켰고 대멸종으로 치닫고 있는 오늘의 기후위기 사태를 초래하게 됐다.

2010년 이후 우리나라의 폐기물 발생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했지만 재활용률은 정체돼왔다. 재활용률은 85% 정도인데 혼입률을 제외한 실질재활용률(순환이용률)은 70% 수준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자원과 폐기물들은 격변의 시기를 맞게 됐다. 안타까운 점은 2018년 중국이 재활용쓰레기 수입을 중단하게 되자 우리나라는 재활용쓰레기의 판로를 잃게 됐다는 것이다. 이후 불법 수출한 쓰레기를 회수하거나 불법 방치된 쓰레기더미를 공공에서 처리해야 하는 쓰레기 같은 상황들이 발생했다. 국가 차원의 온전한 자원순환체계를 갖추고 있지 못한 부끄러운 치부를 드러낸 셈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2018년 자원순환기본법 시행에 따라 처음으로 국가자원순환기본계획을 수립했다는 것이다. 계획 속에는 '감량재사용재활용에너지회수안전처리' 등 자원순환의 기본원칙과 정책적 우선순위가 명확히 제시되어 있다. '생산-소비-관리-재생'으로 이어지는 자원의 선순환을 통하여 지속가능한 순환경제 실현한다는 방향도 제시돼 있다. 2027년까지 폐기물발생량을 20% 줄이고, 순환이용률은 82.0%로 늘이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설정돼 있다. 2019년은 광역시도별로 자원순환 시행계획을 수립했다. 쓰레기 수출 중단을 대체할 수 있는 우리나라 자체의 자원순환시스템이 완비 될 것 같은 기대감이 커졌다.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하지만 지난해 이후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진정한 격변의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방역을 이유로 규제는 다시 완화됐다. 택배물량과 음식배달 증가로 포장용기와 일회용품 사용도 급증했다. 하늘은 좋아졌는데 쓰레기로 축적되고 있는 양상이다. 2020년 플라스틱쓰레기의 발생량은 19%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활용품 단가하락과 판로중단으로 민간부문 수거·운반체계가 크게 위축됐다. 그야말로 뒤죽박죽 쓰레기 대란의 위기에 봉착했다. 하지만 답은 격변기에,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찾을 수 있는 법이다.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전환과 자원 순환이 해답이다. 이참에 '쓰레기 제로 사회', '자원이 순환되는 나라'로 전환할 것을 결단하고 제대로 실행해 나가면 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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