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한진 농협구례교육원 교수

우리는 누구나 안전하고 건강한 음식을 먹고 싶어 한다. 그러나 먹거리가 넘쳐나는 현대에 오히려 안전한 먹거리 걱정을 하는 어이없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채소에 관해서는 더 그렇다.

채소는 우리 몸에 엄청나게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 미네랄, 철분 등 인간의 생존에 있어서 필수적인 영양소를 제공하며 각종 질병을 예방해준다. 그러나 서구적인 식습관과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배달음식 주문 증가, 원격수업 장기화로 학생들의 간편식 선호 등으로 우리 몸의 밸런스는 이미 무너져 가고 있어서 이유 없이 아프고 장이 안 좋고 병이 생기기도 한다.

채소는 바로 우리 장에 엄청난 좋은 환경을 제공해서 좋은 균이 잘 서식하게 하여 우리 몸의 컨디션이 무너지지 않게 해준다. 몇 년 전 유럽에서 슈퍼박테리아 관련 채소파동이 일어난 적이 있었는데, 채소에 나쁜 균이 생겨서 질병이 발생한다는 내용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먹는 오이, 상추 및 토마토에 발생하여 유럽전체에 채소공포증을 확산시켰던 큰 사건이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2016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농약 및 비료 사용량은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는 농약사용량 최하위인 호주의 10배 이상 되는 사용량이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우리나라의 채소를 안심하고 먹을 수 있을까 라는 의문점이 드는 건 사실이다. 생산량을 늘리고 병충해를 방지하기 위해서 농약을 자연히 사용하게 되고, 그런 농약은 아무리 세척해도 우리 몸에 스며들어 건강을 악화시키게 되는 것이다.

최근에는 주말농장을 활용하거나, 베란다 및 텃밭을 이용하여 채소들을 직접 키워서 먹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텃밭이 없어도 수경재배키트를 활용하면 누구나 쉽게 집에서 깨끗하고 안전한 채소를 키울 수 있는 방법도 생겼다.

또한 우리나라에도 스마트 팜 회사들이 첨단기술을 활용하여 외부와 차단된 시설 내에서 빛,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배양액 등의 환경조건을 인공으로 제어하여 모든 작물을 계절에 관계없이 계획적, 연속적 생산이 가능한 디지털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이제 채소가 땅이 아닌 식물공장에서 나오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한진 농협구례교육원 교수
한진 농협구례교육원 교수

채소를 키운다는 것은, 소소한 것이지만 수확의 기쁨을 느끼면서 가족의 건강도 함께 지킬 수 있는 방법이다. 매일 아침마다 우리의 몸에 좋은 성분을 제공해주며 몇 주 뒤 나의 몸 컨디션이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고, 이런 좋은 습관을 부모가 보여주면 자녀들도 따라하게 되어 자녀들도 건강하게 자랄 수 있을 것이다. 채소를 싫어하는 아이들도 직접 정성들여 키운 채소는 잘 먹는다고 한다.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지 병이 걸리기 전에는 모른다고 한다. '돈을 잃는 것은 조금 잃는 것이요 건강을 잃는 것은 전부를 잃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가족의 건강! 내가 챙기자. 쉬운 방법으로, 더 늦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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