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보존 등 입체교차로 설치 민원 조정

국민권익위는 28일 영동 노근리 쌍굴다리 현장조정회의를 갖고 문화재 보존 등 입체교차로 설치 민원을 조정할 계획이다. / 영동군 제공
국민권익위는 28일 영동 노근리 쌍굴다리 현장조정회의를 갖고 문화재 보존 등 입체교차로 설치 민원을 조정할 계획이다. / 영동군 제공

[중부매일 윤여군 기자]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전현희, 이하 국민권익위)는 28일 '노근리 쌍굴다리 문화재 보존에 따른 교통개선 대책'을 요구하는 집단민원 해결을 위한 현장조정회의를 개최한다.

이날 회의에는 이정희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박세복 영동군수, 충북 영동군 노근리 주민대표 김종관 등 1천403명과 국가철도공단, 문화재청, 충청북도 관계자들이 참석한다.

쌍굴다리에는 1차선 도로와 하천이 있고 경부고속도로와 연결되는 군도가 지나고 있는데 차량 교통량이 증가하고 대형차량의 통행이 빈번하지만 쌍굴다리를 지나는 도로의 선형이 굴곡지고 협소해 우기 때 하천 범람으로 교통위험이 커 주민들이 교통 불편을 호소했다.

영동군은 쌍굴다리와 연결되는 군도를 2차선으로 확장하는 공사를 시행하다가 쌍굴다리 보존 문제로 현재는 중단된 상태이다.

이에 따라 쌍굴다리 도로 2차선 구조물 개선도 검토했으나 유족들의 강한 반대와 문화재청의 부정적 입장으로 구조 개량 자체가 어려운 것으로 결론을 지었다.

영동군은 쌍굴다리 구조물 개선 대신 쌍굴다리와 마찬가지로 경부선 철도가 지나는 인근 통로암거(수로)를 2차선 도로로 확장하는 우회도로 안을 국가철도공단과 협의했고, 국가철도공단도 긍정적으로 검토했으나 통로암거가 A등급 관리시설이기 때문에 이마저도 추진이 중단된 상태다.

그동안 교통개선을 위해 추진되던 방안들이 무산되자 영동군 노근리 등 인근 3개 마을 주민은 쌍굴다리 문화재도 보존하고 교통개선도 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 달라며 올해 2월 국민권익위에 집단민원을 제기했다.

김종관 노근리 주민대표는 "주민들이 경부선 철도 노근리 쌍굴다리로 통행해 왔는데 도로폭이 좁고 교통사고 위험이 상존해 2차선 도로 개설을 추진했지만 쌍굴다리가 근대문화재로 등록돼 있어 확장이 불가해 계속 사업 추진이 어렵게 됐다"며 "인근에 위치한 철도 통로박스를 확장해 우회도로를 개설하는 등 다른 방안을 마련해 주민의 교통 불편을 해소해 달라"고 호소했다.

국민권익위는 지난 4월 29일 기초조사를 거쳐 신청인 대표와 영동군, 국가철도공단, 문화재청 등 관계 기관이 참여해 해결방안을 논의하는 착수회의를 개최하고 이날 현장 조정회의를 갖는다.

박세복 군수는 "노근리 쌍굴다리가 문화재이면서 철도시설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철도관리자와 예산분담을 통해 대안 입체교차로 설치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국가철도공단측은 도로관리자가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나 노근리 쌍굴다리 문화재 보존의 특수성을 감안하고 철도시설 안전 측면도 반영해 민원처리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문화재청은 근대 대표 문화재인 충북 영동군 노근리 쌍굴다리 문화재의 보존 관리 및 활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근리 쌍굴다리 통행로 개선사업은 미개설 군도 1차로를 2차로로 확장하는 사업으로 영동군의 숙원사업이자 꼭 필요한 사업이다"라며 "문화재보호와 함께 노후된 쌍굴다리 보강으로 철도안전과 주민의 통행 안전 확보 등을 위해 원활한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노근리 '쌍굴다리'는 6.25전쟁 중이던 1950년 7월 25일에서 29일 미군부대가 충북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 경부선 철도가 지나는 쌍굴다리에서 민간인을 폭격과 기관총으로 학살한 사건이 벌어진 현장으로 지금도 경부선 기차가 지나가며 근대 문화재로 등록돼 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