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 문화재 보존·철도안전·교통 환경 개선 조정

28일 조정회의후 마을 대표, 유족대표, 영동군, 국가철도공단, 문화재청, 충북도청, 권익위 관계자들이 노근리 쌍굴다리 '대체 철도입체교차로' 설치 조정서에 합의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영동군 제공
28일 조정회의후 마을 대표, 유족대표, 영동군, 국가철도공단, 문화재청, 충북도청, 권익위 관계자들이 노근리 쌍굴다리 '대체 철도입체교차로' 설치 조정서에 합의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영동군 제공

[중부매일 윤여군 기자]문화재 훼손우려로 답보 상태에 놓였던 충북 영동 노근리 쌍굴다리 '대체 철도입체교차로' 설치 문제가 해결됐다.

마을주민 1천403명의 집단민원을 접수받은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전현희, 이하 국민권익위)는 근대 문화재이자 철도시설인 노근리 쌍굴다리를 보존하면서 교통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대체 입체교차로를 설치키로 조정했다.  

국민권익위는 28일 노근리 평화공원에서 이정희 부위원장 주재로 현장조정회의를 개최했다. / 영동군 제공
국민권익위는 28일 노근리 평화공원에서 이정희 부위원장 주재로 현장조정회의를 개최했다. / 영동군 제공

국민권익위는 노근리 '쌍굴다리'를 통과하는 도로확장 등 교통환경을 개선해 달라는 노근리와 인근 마을주민의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28일 노근리 평화공원에서 이정희 부위원장 주재로 현장조정회의를 개최했다.

1930년 설치된 노근리 '쌍굴다리'는 위로는 경부선 철도가 지나가고 아래로는 1차선 도로와 하천이 지나고 경부고속도로와 군도가 연결돼 있다.
최근 쌍굴다리 아래로 교통량이 급증하고 대형차량의 통행이 빈번하지만 쌍굴다리 아래 도로의 선형이 굴곡지고 협소해 우기 때 하천 범람으로 교통위험이 커 주민들이 교통 불편을 호소해 왔다. 

영동군은 쌍굴다리와 연결되는 군도를 2차선으로 확장하는 공사를 시행하다가 쌍굴다리 보존 문제로 현재는 중단된 상태이다.

이에 영동군과 국가철도공단이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쌍굴다리 도로 2차선 구조물 개선, 인근 통로박스를 확장해 우회도로를 설치하는 등 여러 방안을 찾았으나 진척이 없자 영동군 노근리 등 인근 3개 마을 주민들은 올해 2월 국민권익위에 집단민원을 제기했다.

국민권익위는 조사를 거쳐 '쌍굴다리'가 설치된 지 90년이 지났는데도 문화재훼손 우려로 인해 보수보강 작업의 어려움을 확인하고 8차례 이상의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문화재 보존, 철도안전, 마을주민 교통 환경 개선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조정안을 마련했다.

노근리 쌍굴다리 철도입체교차로 설치공사 계획  노선안 / 국민권익위 제공
노근리 쌍굴다리 철도입체교차로 설치공사 계획 노선안 / 국민권익위 제공

조정안에는 영동군과 국가철도공단은 노근리 쌍굴다리 문화재 보존 등을 위해 '쌍굴다리'를 대신할 '대체 철도입체교차로'를 신설하고 비용 분담비율은 올해까지 양자가 협의해 결정하록 했다.

영동군은 그 밖의 군도 5호선과 24호선을 연결하는 도로를 개설하고 문화재청은 문화재의 보호와 안전 확보를 위해 매년 쌍굴다리 보존 및 보수 보강 보조금 예산을 지원하도록 조정했다.

또 영동군과 충청북도는 문화재 보존을 위한 보조금의 비율을 조정하고 쌍굴다리 보수 보강 추진시 국가철도공단 및 유족 대표와 협의 등의 내용을 담았다.

국민권익위 이정희 부위원장은 "이번 조정회의는 관계기관들의 협조를 바탕으로 쌍굴다리 보존 및 개발과 철도시설로서의 안전 문제까지 한꺼번에 풀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조정회의에서 이호 부군수는 "영동군은 조정회의 후에도, 체계적인 국비 확보활동을 벌이며 주민 안전과 편의증진사업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관련사업에 꼼꼼한 관심을 기울이겠다"며 "노근리 쌍굴다리 대체입체교차로가 조속한 시일 내에 개설될 수 있도록 하고, 추모와 인권, 평화가 함께하는 상징적 장소인만큼  지속적인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노근리 쌍굴다리 철도입체교차로 설치공사 계획 노선안 / 국민권익위 제공
노근리 쌍굴다리 철도입체교차로 설치공사 계획 노선안 / 국민권익위 제공

한편, 노근리 쌍굴다리는 6.25전쟁 중이던 1950년 7월 25일에서 29일 미군부대가 민간인을 폭격과 기관총으로 학살한 사건이 벌어진 현장이며 근대 문화재로 등록돼 있다. 

또한 쌍굴다리 바로 옆에는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노근리 평화공원'이 있으며 2019년에는 방문객이 16만 명이 넘을 정도로 지역의 명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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