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정봉길 제천·단양주재 부국장

〔중부매일 정봉길 기자〕제천시가 최근 전국 유소년 축구페스티벌을 유치해 곤욕을 치르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 대회에 참가했던 선수 및 관계자가 무더기로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런 시국에 대회를 유치해 코로나 감염자를 확산시켰다며 시민들의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온다.

당시 시는 코로나 감염자가 발생되자 곧바로 대회를 전면 취소하는 한편, 52개 클럽의 모든 선수들과 관련자들을 귀가 조치시켰다.

또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회 유치배경과 취소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

시가 밝힌 대회유치 배경은 이렇다.

전국 유소년 축구페스티벌은 1천300여명이 6일간 참여한다.

이 대회는 직접 경제효과 5억4천200만원, 간접 경제효과 17억2천200만원 등 총 22억6천400만원의 파급효과가 예상되는 대회다.

해서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음식점, 숙박업소 등의 운영난을 극복하기 위해 이 대회를 유치했다는 게 시의 공식 해명이다.

하지만 해명 치고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당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거리 두기 시행으로 4인 이상은 식당에서 음식을 먹지 못하도록 규제했다.

이런 규제 때문에 제천지역 식당 주인들은 수십명의 단체손님들이 식당으로 들어올 경우 매우 난감해한다.

손님들을 받아야 할지 아니면 돌려보내야 할지 고민한다.

그나마 장사가 잘 되는 곳은 손님들을 돌려보내지만, 장사가 안되는 곳은 벌금을 낼 요량으로 손님을 편법으로 받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현실에서 과연 유소년대회를 유치하는 것이 지역상인들에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될 지 의구심이 든다.

전국적으로 코로나 감염자가 확산되면서 정부 방침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했다.

이젠 밤 10시 이후면 식당의 문을 걸어 잠궈야 한다.

상황이 이런데도 시는 오는 12일 제천국제음악영화제를 개최한다고 한다.

30억원을 들여 대부분 비대면으로 영화제를 치룬다는 계획이다.

관중 하나 없는 영화제가 지역경제에 얼마나 파격적인 도움이 될 지는 미지수다.

이상천 제천시장의 추진력은 남 다르다고 정평이 나 있다.

그가 계획하고 진두했던 대표적인 행사가 바로 '제천국제음악영화제'다.

이런 이유로 국제음악영화제에 대한 남다른 애착이 있을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현 상황에 지나친 무리수를 두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상인들은 당초 잡힌 예산을 무의미하게 소진시키지 않고 코로나에 지친 상인들에게 요긴하게 쓰일 수 있는 정책을 기대하는 눈치다.

정말 상인들이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해 주는 '현실시장'이 돼 주길 갈망하고 있는 것이다.

어느덧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17회를 맞고 있다.

이 긴 시간동안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위상은 의욕만큼, 욕심만큼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단지 명맥만 유지하기 위해 그저 형식적 행사를 치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정봉길 제천·단양주재 부국장

그렇다고 설된 밥을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 시국을 기회로 조바심을 버리고 인내하며 준비의 시간을 갖는다면, 명실상부 최고의 국제음악영화제를 맞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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