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그러들지 않는 코로나19 기세에 폭염까지 더해져 어느 때보다도 힘든 시절이지만 정치판의 시계는 거칠 것이 없다. 대선 판에 뛰어든 정치인들의 활발한 움직임과 함께 본격적인 대선정국이 시작되고 있다. 여야를 떠나 선거를 1년여 앞둔 지난 봄부터 불붙은 여론전이 더 뜨거워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대선 일정은 벌써 정당별 후보선출 과정의 초읽기에 들어갔다. 오는 9월 당내 경선을 눈앞에 둔 이 때가 다급해진 주자들의 마음을 잡기에 가장 좋은 시기다. 이런 기회를 살려 충청권의 몸값을 더 올려야 한다.

경선에 나선 후보들로부터 몸값을 높이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확실한 지지를 보다 분명하게 전달해, 그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것이다. 물론 지지표명에 앞서 우리의 요구 전달과 이에 대한 분명한 답변이 있어야 한다. 충청권이 지금 안고 있는 현안들이 우리의 요구이며 그 대가는 지역의 지지다. 다시말해 충청권이 한 뜻으로 밝힌 요구에 대해 대선 후보자들의 약속을 받아내는 것이 대선정국에 들어서는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인 것이다. 따라서 대선 주자들의 약속 강도가 바로 충청권의 몸값인 셈이다.

결국 우리의 몸값은 우리의 의지를 얼마만큼 결집하고 보여주느냐에 달려 있다. 이처럼 결집의 강도를 높이고 뜻을 강고하게 유지하려면 모두의 관심과 이해가 뒷받침돼야 한다. 이같은 대상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충남·북, 대전, 세종 등 지역의 구애가 없는 충청권의 현안이며 충청주민 모두가 한 뜻인 현안이면 된다. 충청권이란 이름의 대오에서 흐트러짐 없이,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현안을 말하는 것이다. 국회 세종의사당 조속 추진과 충청권 광역철도망 청주도심 통과 등이 그 대상이다.

여당은 물론 야당까지도 추진을 약속한 국회 세종의사당은 국회법 개정이라는 암초에 걸려있다. 그러나 여야 모두 발을 빼는데만 급급할 뿐 도무지 추진의지를 찾아볼 수 없다. 심지어 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지만 누구하나 챙기는 이가 없을 정도다. 그렇지만 지금은 대선 공약까지 갈 것도 없다. 당내 영향력이 극대화된 시점에서 이의 추진을 명확히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말만하지 말고 실행을 보여주란 얘기다. 광역철도망 청주도심 통과는 차기정부도 같은 생각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알릴 필요가 있다.

유력 주자일수록 대선정국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주문들을 모두 감당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럴 수도 없겠지만 그래서도 안된다. 타당성을 따지고 앞뒤를 살펴본 뒤에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 과정은 대선 기간으로도 모자란다. 그런 까닭에 대선 공약의 충청권 몸값은 아낄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도 대선 출발점에서 당장의 충청권 현안에 대한 요구와 약속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대선주자에게 충청권의 힘을 보여주고, 대선주자의 의지를 얻어내야 한다. 정치판에서의 충청권 몸값, 이제는 제대로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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