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성구 공무원이 지난 14일 위생등급 사전컨설팅을 신청한 유성의 한 음식점에서 조리장 위생관리 등을 진단하고 있다. / 유성구 제공
음식점 위생점검 관련 자료사진. /중부매일 DB

코로나19에 폭염까지 유례없이 힘든 여름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건강을 위협하는 또 다른 복병이 고개를 들었다. 매년 되풀이되는 식중독 사고가 올해도 요란한 신고식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지난달 말 부산과 이달초 경기도 성남에서의 집단감염은 올해 상황이 예년보다 더 심각할 수 있음을 말해준다. 게다가 코로나 방역에 따른 영업환경 악화로 음식점 등의 위생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조그만 빈틈이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그 어느때보다 보건위생에 대한 부담감이 무겁게 짓누른다.

식중독사고는 기온상승에 따라 발생건수와 환자 수가 가파르게 늘어나는 양상을 보인다. 또한 한낮 무더위가 수그러들 때쯤 방심을 틈타 급증하면서 정점을 찍곤 한다. 그런 연유로 보통 8월보다 9월에 더 많이 발생하고 10월까지 기세를 이어간다.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국내 환자수 현황을 보면 이런 특성이 확연해진다. 7월 177명, 8월 298명에서 9월엔 3천446명으로 11배 넘게 늘어났다가 10월 482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기간 발생건수 증감은 3~5건에 불과해 조만간 대규모 집담감염 발생을 예고하고 있다.

월별 발생 상황만으로도 음식점 등에서 경각심을 높여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여기에 올 여름 별스러운 폭염도 상황을 악화시키는 데 한몫하고 있다. 지난달 평균기온이 작년보다 무려 4.7도나 높았고, 폭염일수도 8일이나 됐다. 더구나 아직 열흘도 지나지 않았지만 8월의 기상여건은 더 나쁠 듯 싶다. 열대야가 끊이질 않는 등 기세등등한 최근의 폭염은 올 여름 한반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비만 왔다하면 물바다를 만드는 집중호우도 식중독을 부추긴다는 점에서 이래저래 기후상황은 최악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발생 추이나 날씨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음식점들의 처지이다. 상당수가 심각한 매출감소에 처해 있다. 이는 재료수급에 영향을 미치고, 영업난은 위생점검·활동에 걸림돌이 될 수 밖에 없다. 최근들어 인상폭이 커진 물가 또한 불안을 가중시킨다. 특히 매년 식중독 사고의 주요인 중 하나였던 달걀은 '金계란'이 돼 그 무엇보다 주의가 요구된다. 이번 부산과 성남의 집단 식중독에서도 계란은 빠지지 않았다. 이들 사례 모두 냄새와 맛의 변화가 없는 살모렐라균에 의한 것이어서 경고신호는 더 크게 들린다.

식중독에 대한 주의를 촉구하는 주변 여건 변화와는 달리 대비책은 늘 그대로다. 철저한 위생을 위해 손씻기, 익히고 끓여먹기, 재료·기구의 보관·관리를 제대로 하면 된다. 해답은 단순하고 분명하지만 실천이 쉽지만은 않다는 게 문제다. 따라서 식중독 사고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이에대한 일차적인 부담은 업소의 몫일 수 밖에 없다. 코로나19로 업소를 더 꼼꼼하게 챙겨야 할 보건당국 역할도 중요하다. 위생관리시스템이 잘 작동하는 지 살피고 챙겨야 우리 모두의 짐을 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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