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장병갑 사회경제부장

국민들의 관심이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올림픽은 올림픽이었다. 도쿄올림픽이 열리기 전만 해도 국민들은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대회가 진행될수록 우리나라 선수들의 경기에 열광할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한·일전이 열릴 때면 국민 모두가 한 목소리가 응원을 펼치며 전국이 떠들썩했다. 우리나라 선수들 모두에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같은 지역 선수가 출전하면 더욱 반가운 마음에 가슴을 조이며 TV를 시청하곤 했다. 코로나19로 힘들어하고 있는 국민들에게는 오랜만의 단비 같은 시간이었다.

국민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올림픽이 폐막됐다. 우리나라 대표 선수들이 모두 귀국했다. 세계무대를 누볐던 충북 출신 선수들도 돌아왔다. 이번 올림픽에서 우리나라가 획득한 금메달 6개 중 2개를 충북선수들이 따내며 충북이라는 이름을 세계에 알렸다. 지난 대회인 브라질리우올림픽에 이어 이번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한 청주시청 양궁 김우진. 옥천 출신으로 충북체고를 나와 10년 동안 청주시청을 지킨 충북을 대표하는 스포츠 스타다. 일약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한 체조 신재환도 소속팀인 제천시청에 복귀했다. 신재환은 충북체고를 거쳐 올해 초 충북 유일 체조팀인 제천시청에 입단했다. 비록 충북지역 소속팀은 아니지만 유도 은메달리스트 조구함도 올림픽 폐막 이튿날 모교인 청주 청석고와 대성중을 찾아 후배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선물했다.

이번 올림픽 출전한 우리나라 대표 선수들 모두 훌륭한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일본 선수와 연장승부를 벌인 끝에 아쉽게 한판 패를 한 조구함 경기다.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한 뒤 일본 선수의 손을 들어주는 모습에 세계 모든 스포츠팬들이 박수를 보냈다. 올림픽 폐막 후에도 메달보다 빛난 '품격과 배려'라는 찬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청주 대성중과 청석고를 졸업한 조구함은 2018아시안게임 유도 남자 100㎏급 은메달과 2018 유도 세계선수권 대회 100㎏급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중량급 대표선수다. 대체 불가한 선수로 2024년 파리올림픽 출전도 유력하다. 이런 조구함을 바라보는 충북지역 체육계는 대견함과 아쉬움이 공존한다. 지난 2015년 충북도청 유도팀으로 영입을 시도했지만 당시 수원시청이 연봉 협상에서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며 영입에 실패했다. 2018년에도 계약금과 연봉 등이 발목을 잡으며 영입이 무산됐다.

장병갑 사회경제부장
장병갑 사회경제부장

충북도를 비롯한 지역 자치단체들은 지역 홍보를 위해 많은 예산을 투입한다. 만약 조구함이 충북 선수로 활약했다면 투자 대비 홍보효과는 엄청났을 것이다. 바로 앞만 바라보는 근시안적 사고방식이 빚어낸 대표적인 사례다. 조구함뿐만 아니다. 정작 어린 선수를 열심히 키워 놓고 활약은 다른 곳에서 하는 선수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지역 우수 인재 유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조구함 등 운동선수도 지역의 우수한 인재다. 충북 출신 세계적인 선수 영입이 아쉽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