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이창근 ㈔한국문화재디지털보존협회 상임이사·충북도 무형문화재위원회 전문위원

지난 13일 공주와 부여, 익산에서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세계유산축전이 개막했다. 공주-부여-익산을 3원 생중계하여 비대면 시대에 전국의 온라인 관객에게 그 시작을 알렸다. 29일까지 17일간 진행되는 백제유산과의 만남은 프로그램별 온라인에 중계하고 오프라인은 제한인원 예약제와 워킹스루, 실외 분산형 관람 방식으로 진행된다.

세계유산축전은 유네스코(UNESCO)에 등재된 국내 세계유산의 가치·의미를 널리 알리기 위해 문화재청이 지난해부터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과 함께 시작한 대표적 문화재 활용사업이다. 올해 경북 안동(하회마을, 봉정사, 도산·병산서원),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서 다시 열리며, 수원화성, 백제역사유적지구(충남 공주·부여, 전북 익산)가 새롭게 추가된 제2회 세계유산축전은 4건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소재로 전국 6곳에 개최된다.

지난해 처음 시작돼, 지역주민에게 문화유산으로 위로가 되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고용 창출에 마중물이 된 세계유산축전은 각 지역 세계유산의 특성,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 역사적 의미를 효과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전달하고, 관람자가 해석할 수 있도록 한다. 해당 문화유산의 역사·경관을 복합한 페스티벌로 공연·전시 유형의 가치 향유 프로그램과 세미나, 강연·워킹투어, 체험·교육 등 세계유산 이해 증진을 목표로 하는 가치 확산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충남 공주, 부여와 전북 익산에서 열리는 세계유산축전(백제역사유적지구)은 올해 개최되는 전국 4개 축전 중 가장 먼저 열렸다. '찬란한 유산, 어게인(Again) 백제로'를 주제로 백제역사유적지구 곳곳에서 특별한 문화유산 여행길을 만든다. 워킹스루 방식으로 백제 유산의 야외 현장 곳곳으로 분산된 온·오프라인 프로그램이 안전한 환경에서 관람객과 찬란했던 백제와의 만남을 연결한다.

지난해 한국의 서원, 경북, 제주에서 열린 세계유산축전은 각 지역에 소재한 세계유산을 중심축으로 지역문화와 예술, 콘텐츠가 지친 지역주민과 관광객을 치유하는 마음 방역이자 희망의 빛이 되었다.

전국에 소재한 문화유산, 그중에서도 세계유산은 건축물뿐만 아니라 자연경관과 식생이 잘 보존돼 있다. 문화재 현장의 울창한 숲길은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방문객들이 충분한 거리를 두고 거닐면 천연 항균제인 피톤치드(Phytoncide)로 몸과 마음의 면역력을 높일 수 있다. 문화적 백신이 된다.

문화재정책은 2020년을 기점으로 원형 중심의 보존에서 문화유산을 알고, 찾고, 가꾸어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활용으로 획기적 전환을 이뤘다. 일상을 송두리째 바꾼 코로나19의 위기를 겪으면서 그 변화는 가속됐고, 문화의 뿌리이자 창의성의 원천인 문화유산은 새로운 기회를 만들었다. 특히 다양한 문화재 활용 프로그램으로 지역의 관광산업을 돕기 위해 그 불씨를 계속 지폈다.

세계유산축전은 프로그램별 참여단체, 문화기획자, 예술가, 크리에이터, 지역주민이 축전을 함께 만들어 가는 거버넌스를 형성한다. 특히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무대, 조명, 음향을 비롯한 시설과 행사용품, 물자, 서비스업 등 프로그램 운영과 직결된 업계의 내수 진작에도 도움을 주며, 축전 준비와 개최에 필요한 인력의 일자리를 창출한다. 무엇보다 숙박, 식사, 쇼핑 등 방문객의 야간경제와 체류형 관광으로 이어져 위축된 지역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코로나를 겪으며 여행 트렌드가 변화했다. 사람이 밀집되지 않는 한적한 곳, 드넓은 야외에서 자연의 경치를 감상하는 방식인 비대면 관광지가 선호된다. 문화유산은 시민, 관광객의 휴식 공간이자 치유장소다.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진행되는 제2회 세계유산축전은 8월 백제역사유적지구를 시작으로 9~10월 경북 안동과 수원화성, 제주에서 각각 개최된다. 한국문화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전할 세계유산축전 콘텐츠는 코로나 이후 외래 관광객의 한국 방문을 유치할 신한류 확산의 불빛이다.

이창근 한국문화재디지털보존협회 상임이사·충북도 무형문화재위원회 전문위원
이창근 ㈔한국문화재디지털보존협회 상임이사·충북도 무형문화재위원회 전문위원

세계유산축전 개최를 통한 문화유산관광은 지역관광 활성화와 문화경제 증진이라는 열매를 맺는다. 또 문화재와 예술이 컬래보레이션한 온라인콘텐츠는 불안, 우울, 무기력감의 디지털치유제가 된다. 특히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둘러싸인 문화재 현장에서 전해지는 '피톤치드'는 작금의 코로나 상황에서 몸과 마음이 지친 우리 사회의 면역력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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