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약자 보호망 확충 의지… 권익보호·피해자 회복 집중

김학관 경찰청 기획조정관이 지난 25일 본보와 인터뷰에서 경찰청의 올해 주요 업무 등을 설명하고 있다. /김홍민
김학관 경찰청 기획조정관이 지난 25일 본보와 인터뷰에서 경찰청의 올해 주요 업무 등을 설명하고 있다. /김홍민

〔중부매일 김홍민 기자〕청주 출신 김학관 경찰청 기획조정관은 지난 6월말 경찰청 인사에서 치안감으로 승진해 지난달 13일 부임했다.

기획조정관은 치안정책추진의 중추로서 인력·예산 등을 총괄하는 동시에 경찰행정의 대표적 교섭창구로 국회와 정부부처, 사회 각 분야와 소통하고, 기관 간 정책갈등을 원만하게 협의하는 경찰청 내 핵심보직이다.

기획조정관이란 직책은 충북과 인연도 깊다.

김학관 기획관이 15대인데, 앞서 2대는 조길형 현 충주시장, 11대는 임호선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증평·진천·음성)이 각각 역임했다.

김 기획관을 지난 25일 서울 서대문구 통일로 경찰청에서 만났다.

그를 통해 경찰의 주요 현안 등을 소개한다. /편집자

(이번 인터뷰는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해 진행했다.)

김 기획관은 치안감 승진 소감으로 "경찰이 온전한 수사주체로 거듭나고, 국민을 위한 자치경찰제가 시행되는 역사적인 해에 개인적 영광을 얻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제2의 창경으로 불릴 만큼 근본적으로 치안시스템이 변화하고, 국가적으로 코로나19 위기상황이 지속되는 어려운 시기에 경찰청 기획조정관이라는 중요한 직책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같이 말했다.

경찰 입문 배경이 궁금했다.

그는 "청석고 3학년 재학 중 우연히 보게 된 경찰대학 모집 책자에서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제복인에 매료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어느덧 30년의 공직 기간을 지내면서 예전과 비교해 달라진 경찰의 위상과 역할에 나름 의미와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평소 좌우명과 존경하는 인물은 누구인지 물었다.

김 기획관은 "다양한 정책과 현안 속에서 올바른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서는 '중용(中庸)'을 행동 준칙으로 삼고 있고, 몸가짐에 있어서는 '겸손(謙遜)'을 새기며 임하고 있다"고 답했다.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는 백범 김구를 꼽았다.

그는 "백범일지를 읽으면서 한 개인으로 마주할 수 있는 한계 상황을 여러 번 이겨내고, 개인의 안위 보다 국가와 민족을 먼저 생각하는 모습이 모든 공직자들의 표상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청 1층 로비에는 백범 김구 선생의 흉상이 있다.

김학관 기획조정관은 존경하는 인물로 백범 김구 선생을 꼽았다. 백범 흉상은 경찰청 1층 로비에 있다. /김홍민
김학관 기획조정관은 존경하는 인물로 백범 김구 선생을 꼽았다. 백범 흉상은 경찰청 1층 로비에 있다. /김홍민

흉상 아래쪽 설명문에는 '백범 김구(1876∼1949)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 임시정부 초대 경무국장.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경무국장(치안총수)에 취임, 우리 역사상 제1호 민주경찰이 됐다. 애국안민의 정신으로 국민의 경종이 돼 달라고 경찰에게 당부했다. 정부의 문지기가 되는 것이 꿈일 만큼 가장 낮은 곳에서 겨레를 섬겨 민주경찰의 표상이 됐다.'고 소개하고 있다.

올해 경찰청의 중점 추진 정책은 무엇인지 궁금했다.

김 기획관은 "올해는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과 자치경찰제 도입 등 '제2의 창경'이라고 할 정도로 조직·시스템이 대대적으로 변화되는 시기"라고 했다.

그는 "수사의 중심축을 권익보호와 피해자 회복에 두는 '국민중심 책임수사'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자치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치안품질을 향상시키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학관 기획조정관(오른쪽)이 자신의 집무실에서 직원들과 현안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 경찰청 기획조정관실 제공
김학관 기획조정관(오른쪽)이 자신의 집무실에서 직원들과 현안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 경찰청 기획조정관실 제공

이어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소외계층 보호의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보이스피싱·가산자산 범죄 등 비대면 범죄가 늘어나고 있어 경찰활동의 패러다임을 '사전 예방' 중심으로 바꾸고 있다"며 "아동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보호망을 확충하고, 서민경제를 침해하는 각종 불법행위 역시 강력한 의지로 척결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부동산 투기와 같은 불공정·부패 범죄 또한 오직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하고 있다"고 언급하고 "4차 산업혁명 등 미래 치안환경 변화에 맞춰 빅데이터·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첨단 치안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중점을 두고 현장치안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근 청주에서 발생한 간첩사건과 관련, 앞으로 간첩사건을 전담하게 되는 경찰의 조직 강화 등 계획을 질문했다.

지난해 12월 국정원법 개정으로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은 2024년에 폐지되기 때문이다.

김 기획관은 "기존 경찰청 보안국이 국가수사본부 내 안보수사국으로 확대 개편됐고, 전담수사대가 각 시·도경찰청별로 운영 중"이라고 했다.

그는 "안보수사관의 역량을 높이기 위해 테러·방첩 등 전문 인력을 채용하고, 전문화 교육과정도 강화해 나가고 있다"며 "국정원과 협의체 운영을 통해 수사정보를 공유하고, 합동수사 또한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경찰은 다변화하는 안보위협으로부터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수준 높은 안보수사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7월 1일부터 시행된 자치경찰제에 대해 국민의 입장에서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완할 점은 없는지 설명을 부탁했다.

김 기획관은 "자치경찰제는 국가경찰체제의 일률적 치안정책에서 벗어나, 시·도별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고, 그에 걸맞는 새롭고 창의적인 시책을 펼쳐 지역 주민맞춤형 치안을 추진한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고 설명했다.했그러면서 "실제 각 시·도자치경찰위원회는 ▷시민 의견 수렴 ▷현장 방문 ▷여건분석 등을 토대로 다양한 치안 시책을 선정·추진 중이며, 충북은 지난 5월29일 시·도자치경찰위원회가 출범해 지역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농산물 보호대책'을 추진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특히 "남기헌 위원장을 주축으로 충북도경찰위원회가 충북안전의 중심축으로서 활약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각 시·도자치경찰위원회를 중심으로 자치단체의 우수한 행정력과 안전 인프라, 그리고 주민들의 참여가 모여진다면 한국형 자치경찰제가 우수한 치안시스템으로서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사권 개혁이 8개월 지났는데 성과는 무엇이고, 또 보완해야 할 점은 어떤 것이 있는지도 질문했다.

김학관 치안감이 경찰청 기획조정관실 입구에서 사진 촬영을 위해 자세를 취하고 있다. /김홍민
김학관 치안감이 경찰청 기획조정관실 입구에서 사진 촬영을 위해 자세를 취하고 있다. /김홍민

그는 "경찰이 주체적으로 사건을 종결해 책임성을 강화하고, 검사는 기소권자로서 기소의 객관성을 확보하는 체계가 정착됨에 따라 피의자의 신분이 조기에 해소되고, 혐의가 인정되지 않아도 검찰에 반복 출석해 조사받던 이중조사 관행이 감소하는 등 국민의 편익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만 "기존 수사인력과 조직으로, 달라진 신법체계와 수사환경 속에서 신종범죄 등 현안에 차질 없이 대처해야 하는 상황으로, 현장에서는 업무증가에 따른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기획관은 "경찰청에서는 현장수사관이 수사 활동과 사건처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인력과 예산 확보, 연계법령의 정비를 추진 중이며, 특히, 고소권 남용방지와 적법한 고소권 보장간의 조화를 위한 고소 ·고발 처리절차 개선, 불송치 결과 통지 등을 통해 수사시스템을 조기에 안착시키고자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수사의 책임성과 완결성을 보다 높이고, 현장수사관의 인적역량을 강화하여 경찰수사가 국민에게 신뢰받을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고향에서 근무할 가능성이 있는지 궁금했다.

김 기획관은 "초임 근무를 서울에서 시작하고 과장 보직 때는 본청에서 기획업무를 주로 한 관계로 그간 고향에서 근무하고 싶었으나 기회가 오지 않았다"며 "그래서 첫 경찰서장은 고향에서 하고 싶어서 2011년 음성 경찰서장으로 발령받았을 때 매우 기쁘고 보람 있었다"고 회고했다.

김학관 기획조정관이 음성경찰서장 재직 시절 출간했던 경찰관 애송시 모음집 '시와 함께 하는 음성경찰' /경찰청 기획조정관실 제공
김학관 기획조정관이 음성경찰서장 재직 시절 출간했던 경찰관 애송시 모음집 '시와 함께 하는 음성경찰' /경찰청 기획조정관실 제공
김학관 경찰청 기획조정관의 음성서장 재직시절.
김학관 경찰청 기획조정관의 음성서장 재직시절.

그는 "제 서재에는 아직도 당시 모든 직원들이 참여해 만든 '시(詩)와 함께 하는 음성경찰'이라는 애송시 모음집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으며, '햇사레 치안대책', '경찰의날 기념 초등학생 미술대회', '청소년 음악회', '전직원 1박2일 워크숍', '음성경찰 소식지' 등 당시 추진했던 일들과 함께한 동료, 군민들이 기억난다"고 말했다.

김 기획관은 "음성은 저의 마음의 고향이며 아직도 많은 분들과 교류하고 명예군민이기도 하다"고 소개했다.

이처럼 고향에 대한 좋은 추억 때문인지 그는 "다음 인사 때에는 충북경찰청에서 근무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김학관 기획조정관은

김학관
김학관

-1967년 청주시 청원구 석성리 출생

-청주 청석고, 경찰대(6기) 법학과 졸업

-1990년 경위 임용

-2010년 총경 승진, 음성서장, 부천 소사서장, 서울 강남경찰서장

-2018년 경무관 승진, 대전경찰청 1부장, 전북경찰청 2부장, 국정상황실(파견)

-2021년 치안감 승진, 경찰청 기획조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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