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만지고 자갈돌 줍고 '자연백신' 접종해요

[중부매일 홍종윤 기자] 유아가 주체가 되어 놀이하며 배우는 세종아이다움교육과정 운영 지원을 위해 폐교부지를 활용하여 생태 놀이터 조성을 추진 중에 있다.

이를 통해, 유아교육과정의 혁신적 변화를 반영한 교육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유치원의 물리적 환경은 유아들에게 배움이 이루어지는 장소임과 동시에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직접적 교수 매체가 되기도 한다.

3년째 '매일형 숲교육'을 운영하며 한국형 숲교육 모델을 창출하고 있는 솔빛숲유치원에서는 자연 그대로의 괴화산 숲이 교실이 되고 숲에서 만나는 모든 자연이 교구가 되고 있다는 세종시교육청 이승표 교육정책국장의 생태 놀이터 조성사업을 살펴 봤다.

 

교육공간 확장

올 3월에 개원한 나성(생태)유치원은 주변 공원과 마을을 넘나드는 실외놀이중심교육으로 지속적인 교육공간 확장을 도모해 나가고 있다.

생태 놀이터 조성 사업은 실외놀이터가 없거나, 놀이터가 있다 하더라도 인공적인 조합 놀이대 중심으로 단순 놀이만 하게 되는 대다수 도심 유치원의 문제를 해소하고, 면 지역 시골 마을의 인적·물적 자원을 유아교육에 접목함으로써 교육력을 높이는 도·농 연계 마을 협력 사업이다.

세종시교육청이 지난해 관내 유치원 교사들을 대상으로 생태 놀이터 필요성을 조사한 결과, 10명 중 8명이 희망하고 7명이 분기별 1회 이상 교육활동으로 이용할 의사가 있다고 답하고, 2019년에 실시한 생태유아교육 실행방안 연구에서는 설문 대상 중 65%의 학부모들이 바깥 놀이터 확충 등 유치원 안팎의 물리적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또한, 놀이터 부지가 2003년 폐교 후 오랜 기간 나대지로 남아 있었기 때문에 해당부지의 교육적 활용에 대해 교육공동체와 지역민으로부터 큰 관심과 기대를 모으는 사업이기도 하다.

교육청은 생태 놀이터 조성을 위해 유치원 교원과 마을 주민을 중심으로 지난해 6월 놀이터 조성 추진단을 구성하고, 유아교육 현장과 마을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된 조성 기본계획을 수립하였다.

이어 올해 5월 기본설계 안을 마련하고 교사, 학부모, 마을 대표. 지역사회 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자문협의회를 거쳐 현재 실시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영대초 폐교부지 조성

생태 놀이터 조감도 (세종)
생태 놀이터 조감도 (세종)

2022년 5월 개장 예정인 생태 놀이터 위치는 교육청에서 약 6km 떨어진 금남면 영대리에 있는 영대초등학교 폐교 부지에 조성된다.

규모는 부지면적 8천893m², 약 2천700평 규모로 토목, 건축, 조경과 놀이 공간 등 주로 시설공사에 26억 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생태 놀이터는 물과 불 그리고 흙과 같은 지구 구성의 필수 요소를 통해 자연을 배우며 성장하는 놀이 공간과 마을의 농업을 함께 체험하고 재배한 농작물을 요리해 보는 체험 공간 그리고 기본적인 운영 지원을 위한 관리 공간 등 크게 세 부분으로 구분해 조성할 방침이다.

먼저, '언덕 넘어 옹달샘'을 주제로 정한 놀이공간은 큰 잔디 언덕 넘어 작은 언덕 위에서 시작하는 물길을 따라 다양한 자연 놀이가 가능하도록 ▶흙·모래 마당 ▶물·불 마당 ▶작업 마당 ▶자연놀이 마당으로 이루어진다.

각각의 마당을 아이들의 활발한 신체활동을 유도하도록 설계했기 때문에 아이들의 도전과 모험 의식을 높이는 것은 물론 물, 불과 같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사용에 따라 위험할 수도 있는 자연을 인식하고 제어할 수 있도록 해 안전 의식도 한층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체험 공간에는 산과 구릉지를 배경으로 마을에서 재배하는 사계절 농작물을 놀이터로 들여와 아이들이 오감을 통해 체험하도록 하고, 실내 주방과 실외 화덕 등도 구성해 수확한 농작물을 요리해 보도록 하는 한편, 관리 공간에는 탈의실과 샤워실을 구비해 편안한 복장으로 놀이를 즐기고 유치원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
 

연중 상시 운영

생태 놀이터는 행정기구 상 우리교육청교육원 유아교육부 부속 시설로 하여 연중 상시 운영할 방침이다.

공립단설유치원이 많은 우리 교육청 상황을 고려해 아이들에게 안전하고 충분한 놀이시간이 제공되도록 1일 1유치원 이용을 원칙으로 하되, 읍면지역의 병설유치원은 규모상 여러 유치원이 함께 이용하도록 하고, 주말과 방학 등의 기간에는 유아 포함을 전제로 마을과 함께 가족 단위 소규모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또한 놀이터가 멀지 않은 외곽에 있지만 원격지에 위치한 만큼 유치원에서 놀이터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놀이터 버스도 운영할 계획이다.

교육청은 이렇게 놀이터를 운영하면 동지역의 단설유치원은 분기별 1회 연 4회, 읍면지역의 병설유치원은 그보다 더 많은 횟수로 생태놀이터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영대리 주민과 협력해 놀이터를 마을 전반으로 확장하여 ▶동네 한바퀴 ▶농작물 체험 ▶첨벙첨벙 시냇물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에게는 농촌과 자연에 대한 경험을 더욱 풍부히 하고, 마을 주민에게는 다음 세대 교육과 성장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해 마을이 활력과 생기를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아이들이 자유롭고 활기차게 뛰어놀며 행복한 배움을 만들어가는 미래형 생태놀이터 조성 사업에 대해 애기하고, 놀이터는 교육청의 유아교육 대표 브랜드 이름을 따와 '아이다움 생태놀이터'라고 잠시 이름을 붙였다.

앞으로 자연과 농촌, 모험과 탐험, 놀이와 성장 등에 알맞은 정식 명칭은 향후 직접 사용자인 어린이들을 중심으로 공모 방식을 통해 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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