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눈]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청주에서는 지금 '쓰줄1004' 모집이 한창이다. 쓰줄1004는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청주시민실천단에 참여하는 1천명의 시민전사'를 말한다. 이들은 오는 9월 6일 자원의 날을 기념하여 발족식을 갖고 시민행동을 펼칠 예정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늘어난 쓰레기를 줄이자고 만들어진 모임이지만,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비대면 분산형으로 행사를 치를 예정이다. 시민실천단 발족행사는 주최 기관들의 대표들만 참여하고 유튜브로 송출한다. 부대행사인 '쓰레기 OUT' 아이스팩 시민행동은 3일에 거쳐 시민들이 가져와서 놓고 빠지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쓰레기줄이기 시민실천운동을 이끌고 있는 기관은 청주새활용시민센터 한 곳 만이 아니다. 녹색실천에 앞장서온 새마을부녀회청주지회, 환경교육 전문기관인 청주국제에코콤플렉스, 민·관·산·학 협력기구인 청주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와 충북도지속가능발전협의회, 우리지역 환경운동의 중심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리페어축제를 통해 순환문화를 확산하고 있는 청주YMCA, 녹색소비를 이끄는 아이쿱생협, 환경협력의 플랫폼 풀꿈환경재단, 농업·생명·지구를 살리는 한살림청주, 이렇게 10개 기관이 마음을 모았고, 10배의 힘이 생겼다. 앞으로 더 많은 시민과 기관들이 동참할 것으로 보여진다.

환경문제로 천명이 모인다는 것은 참으로 특별한 일이다. 환경분쟁 지역주민들이 결합한 집회를 제외하면 흔치 않았던 일이다. 2004년 두꺼비 집단서식지 원흥이마을에 공사가 강행되자 새벽 6시에 천명의 시민들이 모여 원흥이방죽 껴안기를 진행하였다. 2007년 청주 가로수길 1천53그루의 플라터너스를 지키고자 '함께 숲이 되어 지키자'에 천명의 시민들이 행진을 하며 나무 사이에 금줄을 쳤다. 2010년 미호강 작천보 주변에서 4대강사업 반대 솟대세우기 행사에서 수십 명의 성직자들과 함께 천명의 시민들이 모여 강길을 걸었다. 이제는 넘쳐나는 쓰레기에 맞서고자 천명의 시민이 거리로 나서는 것이다.

경험과 각오는 충만한 상태이다.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틈에서 늘어나는 쓰레기를 바라보며 애를 태우던 시민들이 이미 쓰레기와의 싸움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2020년 말 100명의 시민들이 '쓰레기줄이기 100일간의 실험'을 전개하였다. 시민 스스로의 노력만으로 생활쓰레기발생량의 21.5%를 줄여내는 성과를 거두었다. 2021년 상반기 100명의 시민활동가들은 '쓰레기줄이기 100일간의 실천'을 전개하였다. 20가지의 실천미션을 먼저 수행하고 SNS를 통해 주변으로 확산해 나가는 공동실천캠페인이었다. 쓰레기 발생량 측정 및 성상분석, 용기내서 용기내기, 플라스틱 거리두기, 공유장터와 리페어축제를 함께 펼쳐온 과정에서 많은 노하우가 축적되었다. 100명에서 1천명, 1천명에서 1만명으로 확대하기에 충분하다.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청주는 쓰레기줄이기가 매우 절박한 상황이다. 폐기물처리시설로 인한 민원과 분쟁이 끊이질 않는다. 청주시의 1인당 생활쓰레기발생량은 2019년 1.46㎏/일로서 전국 평균 1.09㎏/일 보다 훨씬 많다. 대규모의 생활폐기물처리시설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매년 50억원 가량의 비용을 들여 민간시설에 위탁처리하고 있다. 2019년 말 쓰레기 제로도시를 선포했지만, 맑은 고을 청주는 쓰레기 도시의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류 공통의 과제인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 자원은 반드시 순환되어야 한다. 시민이 움직이면 도시가 변하고, 도시가 변하면 세상이 살아날 것이다. '쓰줄1004'의 향방을 지켜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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