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칫돈 꺼낸 순간 112… 잡고보니 보이스피싱 조직원

당혜미 IBK기업은행 청주 산남점 대리가 지난 3일 은행 내에서 발생한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동빈
당혜미 IBK기업은행 청주 산남점 대리가 지난 3일 은행 내에서 발생한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동빈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은행 직원의 눈썰미 하나로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원 4명을 붙잡아 화제다.

IBK기업은행 청주 산남점에 근무하는 당혜미(28·여) 대리는 지난 3일 오후 2시 29분께 거동이 수상한 A(34)씨 발견한다. 아니나 다를까 A씨는 품에서 현금뭉치를 꺼내더니 은행 내 현금입출금기에서 입금을 시도했다. 은행창구를 찾지 않고 고액을 입금하는 점을 수상히 여긴 당 대리는 직원들에게 보이스피싱 범죄 의심사실을 알리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당 대리와 은행 직원들은 A씨를 둘러싸고 도주를 막았다. 은행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10여분 만에 A씨를 붙잡았다.

경찰조사 결과 A씨는 보이스피싱 전달책으로 드러났다. A씨는 대환대출을 해준다는 말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천600만원을 가로챘다.

당 대리의 활약은 이번 뿐 만이 아니었다.

청주상당경찰서에 따르면 당 대리는 지난 3월 17일과 3월 19일, 3월 25일 각 900만원, 1천125만원, 1천374만원을 입금하려던 범인 3명을 붙잡는데 기여했다.

당 대리는 "제 근무자리가 현금입출금기가 보이는 곳"라며 "근무 중 수상한 사람을 목격해 매뉴얼대로 대응했고, 다행히 고객분들의 소중한 재산을 지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권오승 분평지구대장은 "당혜미 대리 등 IBK기업은행 직원분들의 적극적인 대응으로 보이스피싱 범죄를 예방할 수 있었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남다른 눈썰미로 보이스피싱 조직원 검거에 공을 세운 당 대리는 과거 독특한 이력으로도 눈길을 끈다.

충남 천안 출신인 그는 2011년 기업과 구직자를 연결해주는 한 방송국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 150명과 경쟁해 최종 5인에 올랐다. 구인기업이었던 IBK기업은행은 기존 최종 우승자만 입사시키겠다는 기존 입장을 번복, "훌륭한 인재를 모두 채용하겠다"며 당씨 등 5명을 모두 입사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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