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충북도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청주시 청원구 한 도축업체 입구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실시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 중부매일DB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 안내문. / 중부매일DB

올 봄 도내 전역에 위험주의보가 발령되는 등 ASF 확산의 경계에 선 충북에 다시 경고신호가 켜졌다. ASF 즉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주변에서 수시로 발생하는 등 바로 우리 곁에까지 다가왔다. 지난 봄에 이어 지난달에만 강원도 3곳에서 발생하는 등 유행 시기인 가을철을 앞두고 확산이 우려된다. 게다가 올들어 시도때도 없이 비가 내리는 등 집중호우가 잦아 물줄기를 타고 번질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치사율 100% 등 ASF 피해의 심각성이 큰 만큼 사전 차단을 위한 방역에 조금의 허점도 있어서는 안된다.

충북도가 며칠전 ASF 특별방역대책 시행에 들어간 가장 큰 이유는 올들어 발생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8월까지의 발생률이 지난해의 234%에 달해 두배를 훌쩍 넘었다. 더 나아가 지난 봄 강원도 영월까지 발생지역이 넓어지면서 충북의 위기감을 더욱 커졌다. 충북과의 접경지역이기도 하지만 정부가 애써 추진한 강원도 남북차단 광역울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것을 의미해서다. 야생멧돼지에 의한 양돈농가 전파에 도내 전역이 노출된 셈이다. 따라서 이제는 도내 돼지농장들의 울타리가 ASF 저지선이 된 것이다.

이처럼 ASF가 발등의 불이나 다름없는 처지지만 이를 막기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ASF가 그만큼 위험하다는 얘기이기도 한데 선제 조치가 시설점검, 이동제한, 일제소독 등 방역 기본수칙을 벗어나지 못한다. 특별방역대책이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지만 그나마 도내 양돈농가 전체(307곳)에 대한 실태점검과 집중소독이 이뤄진다. 미흡해보이는 이같은 조치라도 지금 해야하는 까닭은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추석연휴 때문이다. 코로나로 인해 외부의 출입은 제한적이지만 그래도 빗장을 더 걸어잠가야 한다.

발생이 지난해보다 2배 넘게 늘었으나 기본수칙이 ASF 방역에 효과적이라는 점도 특별대책에 힘을 실어준다. 8월들어 발생한 강원도의 돼지농장 3곳 모두 기본적인 수칙을 잘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이를 뒷받침한다. 그런 연유로 충북도에서도 역학농가 9곳에 대한 돼지·분뇨 이동 제한과 정밀검사 등 초동방역에 힘을 쏟기로 한 것이다. 사전방역에 아무리 노력을 기울여도 빈틈 하나면 공든 탑이 무너지게 된다. 거창하고 요란하기보다 기본에 충실한, 어떤 틈새도 허용하지 않는 꼼꼼한 방역실행이 해법이다.

그렇지만 이런 행정적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가을태풍과 집중호우가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 가을철 야생멧돼지의 왕성한 활동과 이런 요인들이 맞물리면 돼지농장이 사면초가 신세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백신이나 치료제 등 근본적 대책이 없는 한 이는 불가피하다. 결국 양돈농가들에게로 ASF 방역의 모든 짐이 지워진다. 이런 상황까지 고려한다면 다른 선택은 있을 수 없다. 기본수칙에 최선을 다하는 게 최선의 ASF 방역이다. 행정기관의 계도와 지도, 지원은 이런 노력이 결실을 맺도록 돕는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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