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시론] 정삼철 충북연구원 성장동력연구부장·충북학연구소장

내륙의 땅 충북에 2025년 개관을 목표로 하는 국립 미래해양과학관의 외관 디자인이 지난 4월 판옥선(板屋船)의 형상으로 결정되었다. 그리고 현재 사전행정 절차를 거쳐 2022년 상반기부터 공사를 시작해 2024년 12월에 준공할 예정이다.

판옥선은 임진왜란 당시에 일본 왜구로부터 우리 조선의 땅을 굳건하게 지켜내는데 주요한 기능을 담당했던 조선 수군의 주력 전투선이다. 판옥선은 기존 조선 수군의 군선(軍船)을 혁신적으로 개량하여 배 안에서 노를 젓는 노군과 싸움을 하는 전투군이 서로 방해를 받지 않고 전투를 할 수 있도록 고안된 2층 구조로 만들어진 배다. 이 배의 구조는 노군을 대폭 늘여 기동력까지 확보함으로써 전투력을 배가할 수 있었다. 지난 16세기부터 조선 후기에 이르기까지 우리 조선의 바다를 누비며 영해를 수호하였던 혁신 아이콘 판옥선을 새롭게 형상화한 국립 미래해양과학관으로 재탄생하여 21세기에는 해양의 바다가 아닌 내륙의 바다 충북에서 다시금 부활해 띄어질 예정이다.

임진왜란 시기에 등장한 판옥선이 16세기 왜구에게 침탈되던 우리 조선의 영토와 백성을 지키기 위한 전투선이었다면, 판옥선 모형으로 만들어질 충북 미래해양과학관은 치열한 과학기술경쟁 시대에 차세대의 인재들이 해양분야 지식정보를 체험하고 축적하며 해양강국 대한민국으로의 원대한 꿈을 키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는 단순히 바다를 접하지 않은 내륙 충북의 도민들에게 해양문화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교육 기회만을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만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동내 시설로 전락할 수 있고 장기적인 미래경쟁력을 가지기 어렵다. 따라서 충북에 새로이 조성되는 미래해양과학관은 폭넓은 시각을 가지고 이를 통해 미래 과학기술경쟁 시대에 디지털 강국인 대한민국이 해양과학기술 혁명의 새로운 디지털 해양세계의 광활한 바다를 마음껏 누비고 항해하는 21세기형 메타버스 플렛폼이자 혁신적인 항모 전함으로의 국가적 기능과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충북도민들도 멀지 않은 장래에 국책사업으로 건립될 프로젝트인 미래해양과학관에 대해 방관하거나 무관심한 자세로 임하지 말고 지속적인 관심과 주도적 참여로 지역밀착 자산화를 위한 전략의 모색이 요구된다.

현재 계획되고 있는 충북의 국립 미래해양과학관은 각종 체험을 비롯해 해양응용과학과 융복합기술을 바탕으로 기존에 운영되고 있는 4개(국립해양박물관,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국립해양과학관, 국립인천해양박물관)시설과는 차별화된 콘텐츠 기능이 도입될 예정이다. 2024년까지 1,046억원을 투입하여 충북에 조성되는 미래해양과학관은 해양환경관, 바다체험관, 해양어드벤처관, 해양바이오관, 해양로봇관 등 모두 5개의 상설전시관과 어린이체험관 등으로 계획되고 있다. 기존 해양과학관시설이 해양유물의 수집*보전·전시와 연구 및 교육 위주라면 충북의 미래해양과학관은 4차산업혁명의 과학기술과 지식정보 콘텐츠가 접목되어 단순 관람 차원을 넘어서 첨단과학지식의 융복합 사이버 응용기술을 활용해 실감형 확장현실(XR)로 체험하고 응용력을 키워 해양과학의 새로운 세계를 항해하는 해양 메터버스(Sea Metaverse)의 국가적 거점시설로 조성된다.

정삼철 충북연구원 성장동력연구부장
정삼철 충북연구원 성장동력연구부장·충북학연구소장

이러한 국가적 시설을 충북지역 발전의 새로운 성장기반과 토대로 만들어 나갈 책임은 해당 지역과 지역사회 주체들에게 있다. 따라서 미래해양과학관 시설이 국가시설로만 인식해 그냥 손 놓고 조성되기만 기다리지 말고 이를 지역의 새로운 미래발전과 기반인프라로 활용해 나가기 위한 고민을 통해 사전적인 준비와 지역의 사회적 역량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충북에는 거의 없는 해양과학과 관련한 사회적인 학습조직과 다양한 형태의 미래해양과학 실험영역의 생활 렙동아리(Life Lab Circle)라도 만들어서 활성화하는 주도적 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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