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초도 거리두기… "언택트로 마음 전달하세요"

13일 청주시 상당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추석 선물세트를 고르고 있다. /김명년
13일 청주시 상당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추석 선물세트를 고르고 있다. /김명년

[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올해 추석 명절에도 일가친척이 모두 모일 수 없게 됐다. 지난해 코로나19의 전국적인 확산 이후 두번째 추석명절을 맞고 있으나 여전히 상황이 호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고향 방문 자제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올해 역시 다소 쓸쓸한 추석명절이 될 전망이다. 다만 상황은 크게 변했으나 그 '의미'만은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비대면 추석 문화가 떠오르고 있다. 비대면 추석 신 풍속도에 대해 알아봤다. /편집자

13일 청주시 상당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추석 선물세트를 고르고 있다. /김명년

◆ '몸은 멀어도 마음만은 가까이'… 명절 선물 실속·고급화= 직장인 J(34·서원구)씨는 올해 추석 명절 '가족 모임 등 최소화'하라는 회사측의 공지로 본가 및 처가 방문 계획을 취소했다. 대신 아쉬운 마음을 담아 본가와 처가 어르신들께 보낼 용돈과 선물의 금액을 올리기로 했다.

J씨는 "지난해 코로나19의 전국적인 확산 이후 명절 온가족이 오손도손 모여 덕담을 나누던 모습이 사라진지 2년이 가까워 지고 있다"며 "비대면 문화가 자리를 잡으면서 가족간의 교류가 사라진 단점이 있는 반면 조금더 명절 스트레스가 줄어드는 등 조금더 실용적인 장점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접 찾아뵙지 못하는 마음에 선물 등에 조금더 신경 쓸 수 밖에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올해 추석 명절 '비대면 문화'가 확산됨에 따라 고향집에 방문하지 못하는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 위한 선물세트의 판매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13일 청주시 상당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추석 선물세트를 고르고 있다. /김명년

추석선물세트의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된 지난 6일부터 11일까지 농협 충북유통에서 판매된 추석 선물세트의 판매실적은 총 9천603건(3천168만여원)이다.

첫날인 6일 145건에 불과했으나 주말을 앞둔 10일(3천597건·1천187만여원)과 11일(1천807건·596만여원)의 선물세트가 판매되면서 지난해 추석과 비슷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이기간 가장 많이 팔린 물품은 단연ㅇㅇㅇ이다. ㅇㅇ은 이 기간 ㅇㅇㅇㅇ세트가 판매됐다.

더구나 대형 유통가 역시 이 같은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춰 기존의 추석 선물세트를 더욱 알차게 구성하는 등 실속·고급화 하고 있다.

이마트가 오는 21일까지 추석 선물세트 본판매를 시작하고 고객 선호도가 높은 프리미엄 선물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대표 상품으로 한우 최고등급인 1++등급 마블링 스코어 9로 엄선한 구이세트로, 등심구이용·채끝구이용·안심구이용을 각 1kg씩 구성된 '피코크 횡성축협한우 NO.9 세트'를 준비했다.

또 큼직하고 두툼한 수산물로 구성한 '황제 시리즈' 4종과 국내 유명산지의 고당도 사과, 배만을 엄선한 '피코크 고당도 왕사과 왕배세트(사과6입, 배4입)'도 할인가에 준비했다.

롯데마트는 프리미엄 선물세트 뿐 만 아니라 사전예약 가장 높은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던 주류 선물세트의 상품을 보강해 고객 맞이에 나서고 있다. 대표 상품으로는 '오켄토션 12년(700ml)', '글렌리벳 12년(700ml)', '발렌타인 싱글몰트 글렌버기 15년' 등 이 있다.

홈플러스는 1만원대 상품부터 품격 있는 10만원 이상 상품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상품을 준비했다. 특히 올해는 물가 상승 등으로 인한 고객 장바구니 부담을 덜기 위해 3만원 이하 선물세트 비중을 약 65%로 늘렸다. 고객의 다양한 구매 수량에 따라 동일 상품을 하나 더 증정하는 1+1, 3+1, 4+1, 5+1, 9+1, 10+1 행사도 마련했다.


◆ 가족 모임 어려워… 벌초대행도 '유행'= 방역지침에 따라 다수의 친인척이 모이지 못하면서 가장 큰 문제는 '벌초'다.

통상적으로 추석 명절을 앞두고 집안 장정 여럿이 여름 장마 등에 하늘 높이 자란 조상묘의 풀을 깎아왔으나 올해 추석 역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농협에서 추진중인 출항민을 대상으로 한 '벌초 대행'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충북농협에 따르면 올해 8월부터 접수를 받은 벌초대행 서비스에 청주시내 11개 지역농협에서 총 1천여건의 서비스 신청이 접수됐다.

앞서 내수농협은 지난 8월 23일부터 벌초대행을 접수한 결과 총 92건의 신청을 받고, 현장확인 등 사전점검을 걸쳐 다음주 16일 까지 벌초작업을 마칠 계획이다.

현도농협 역시 8월 하순부터 신청을 받은 벌초대행은 현도면 일대에 약 100여건의 신청이 접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벌초 대행을 이용한 A씨는 "집안 어르신들 께서 그동안 시간을 내서라도 벌초를 하는 것이 후손들의 의무라고 생각하면서 벌초대행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며 "그러나 코로나19의 특수성에 따라 이용한 뒤 만족도가 높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용했다"고 말했다.


◆ 외로운 '혼추족' 위한 비대면 외식쿠폰 지급 재개= 올해 추석 가족간의 모임이 어려워지면서 '혼추족(혼자 추석을 보내는 사람들)' 역시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시행 이후 매번 조기 마감됐던 '비대면 외식쿠폰 지급' 서비스도 재개됐다. 외식쿠폰은 혼추족의 소비를 돕는 한편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따른 '명절 대목' 소비가 타격을 않도록 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5일부터 코로나19 위기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내수 경기 위축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대면 외식 할인 지원을 하고있다.

이 서비스는 카드사에서 배달앱을 통한 외식 실적을 확인·환급하는 방식이다. 배달 앱 이용자가 음식을 2만원 이상씩 4번 주문하면 4번째 주문 금액 중에 1만원을 결제 카드나 은행 계좌로 돌려받는다.

2만원은 배달료와 각종 할인 등이 적용된 최종 금액 기준으로 비대면 외식쿠폰은 하루 2회 주문까지만 가능하다.

특히 5~7월 1차 비대면 외식쿠폰 지급 기간에 주문한 실적도 이번에 시행되는 비대면 외식쿠폰 횟수에 적용된다.

이에 따라 1차 사업 기간에 배달 앱으로 음식을 2만원 이상씩 2번 주문했다면 오는 15일 이후 2번만 주문해도 1만원을 환급한다.

다만 배달앱으로 주문은 하되 배달원 대면 결제를 하거나 매장을 방문해 현장 결제 후 포장하는 것은 실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외식쿠폰 한도는 200억원이며 선착순으로 환급하고, 예산이 소진될 때까지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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