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진성 괴산군 안전건설과장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이야기 10권에서는 2000년이 지난 지금도 유명한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제목으로 당시 도로, 수도 인프라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자랑하고 있다.

'도로'(道路, Road)는 사람과 자동차 등 도로 이용자들이 통행을 위해 사용하는 길이며, '도로망'은 도시의 혈관이라고 불릴 만큼 예부터 인류와 함께 발전하며 경제적·정치적·문화적으로 중요한 기능을 해왔다.

최근 괴산군에 도로 구축에 관련된 희소식이 들린다.

조석으로 제법 선선해진 바람과 쾌청한 공기가 '경축' 문구를 담은 현수막을 살랑살랑 흔들며 오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첫 번째 소식은 괴산 소수~음성 원남간 국도 37호선 4차로 개통소식이고, 두 번째 소식은 괴산 문광~청주 미원간 국도 개량사업 예비타당성조사 통과소식이며, 마지막은 괴산~감물간 단절구간 확포장사업이 확정됐다는 소식이다.

지난 8월 31일 괴산군 소수면에서 음성군 원남면까지 총 연장 9.7㎞를 잇는 국도 37호선이 완전 개통하면서 10년 넘게 끌어오던 지역현안이 완전히 해결됐다. 이번 4차로 확포장사업으로 통행시간이 30분 미만으로 단축되었고, 평소보다 교통량이 조금만 늘어나도 주민의 이동에 불편을 주던 상습 정체구간이 없어지게 되었다.

두번째 소식인 문광~미원 간 국도 개량사업은 총 15.42㎞구간을 대상으로 하며 연초에 굴티재 구간의 터널을 먼저 준공했다. 필자는 굴티재 터널이 개통된 길을 통과하면서 20여년전 도로주행 연습을 하다가 고개 정상에서 미끄러져 추락사고를 당할 뻔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당시 굴티재는 폭이 좁고 선형이 구불구불하고 응달 구간이 많아 겨울에는 특히나 미끄럼 사고가 빈발하던 곳이었다.

혹자는 불편한 옛길은 낭만과 추억이 있어서 좋다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길에 미끄러지고, 사고로 다치고, 차가 고장나서 불편했던 기억으로 굴티재 터널 개통을 환영하고 있다. 나머지 도로 개량사업이 완료되면 좀 더 안전하고 편리한 교통 환경이 마련될 것이다.

앞서 지난 5월에는 괴산~감물 간 단절구간이 국도 19호선으로 승격하면서 괴산~괴산나들목(IC) 간 거리도 2.0㎞ 단축된다.

더구나, 괴산에서는 처음으로 연풍지역에는 2023년말까지 이천~문경간 93.2㎞의 중부내륙철도가 들어선다.

이로써 괴산읍을 중심으로 음성까지는 국도 37호선이, 괴산IC와 미원까지 국도 19호선이, 증평까지 국도 34호선이 위치해 있어 동서남북으로 뻗어 나간 도로망이 그야말로 사통팔달 뚫리게 된다.

필자가 도로와 철도 개통에 주목하는 이유는 산업과 경제, 문화 발전의 근간이 되기 때문이며 지역발전의 호기를 맞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득 어린시절 동네 신작로의 추억이 떠오른다.

'새벽종'이 울리는 '새 아침'이면 어른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삽이나 곡괭이를 들고 나와 신작로를 보수하고 몇 해 전 홍수 때 마을을 휩쓸고 간 개천에 제방을 쌓았다. 일주일에 한 번 졸린 눈을 비비며 빗자루를 들고나온 아이들은 투덜거리며 마을 이곳저곳을 쓸고 학교를 오가며 길가에 코스모스 씨앗을 뿌렸다.

김진성 괴산군 안전건설과장
김진성 괴산군 안전건설과장

길 양옆에는 키 큰 미루나무가 있었고 그 옆에는 시냇물이 흐르던 기억의 길.

태어나서 그렇게 넓은 길을 보지 못했던 필자는 친구들과 개선장군처럼 신작로를 가로질러 뜀박질을 즐겨했었다.

반세기 가까운 세월이 흐른 지금, 도로의 경축 현수막을 보면서 나도 한번 마음속으로 외쳐본다. '모든 길은 괴산으로 통한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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