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조 충남도지사/ 중부매일DB
양승조 충남도지사/ 중부매일DB

[중부매일 유창림 기자] 양승조 충남도지사가 던진 국민지원금 도민 전체 지급 제안을 놓고 천안시와 충남도가 '기 싸움'을 하는 형국이다.

양승조 충남지사가 국민지원금 도민 전체 지급 제안을 처음 꺼내든 건 지난 15일이다. 양 지사는 전체 지급에 대한 조건으로 15개 시·군의 합의와 각 시군의 50% 부담을 내걸었다.

충남도에서는 도민 211만명 중 186만명이 국민지원금 지급 대상에 포함됐다. 제외된 25만명에게 지원금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656억원이 필요하며 충남도가 절반인 330억원 정도를 부담하겠다는 계산이었다.

양 지사의 제안에 앞서 청양군과 논산시가 전체 지급을 주민들에게 약속한 상황이었다. 청양군의 경우 제외 인원은 1천769명으로 4억4천여만원이 필요했다. 양 지사의 제안에 따라 청양군은 2억2천만원만 투입하면 전체 지급이 가능하게 됐다.

논산시도 지원금을 받지 못한 8천300명에게 예비비를 통한 지급을 약속했다. 논산시는 충남도의 약속한 지원이 이뤄질 경우 10억여원만 투입하면 된다.

양 지사의 제안 후에는 예산군이 6천166명에게 15억4천만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충남의 두 번째 규모 도시인 아산시가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던 5만281명에게 126억여원(시 부담 63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하면서 양 지사의 제안에 따른 충남 시군의 합의는 급물살을 타는 듯 보였다.

그러나 충남의 수부도시인 천안시는 재정부담에 따라 쉽게 결정을 하지 못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천안시의 미지급 지원 인구는 12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310억원의 추가 재원이 필요한 상황으로 도의 50% 지원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150억원 이상을 천안시가 부담해야 한다. 충남 14개 시군이 부담하는 만큼의 비용을 천안시가 독자적으로 부담해야 한다.

이미 이번 국민 지원금 지급을 위해 150억원의 자체 예산을 소진한 천안시 입장에서는 150억 원 추가 부담이 쉽지 않은 결정이다.

박 시장은 지난 20일 국민지원금 전체 지급에 대한 고민을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했다.

그는 먼저 "상위 12%를 잘라 하위 88% 국민들에게만 선별지급을 결정해 국민지원금 전체 지급 찬반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정부의 선별지급 결정을 비판했다.

이어 "경기도의 경우 90%를 도에서 부담해 추가 지급했는데, 충남도의 경우 도비 50%를 지원한다는 입장으로 이에 따른 재정적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면서 "천안시는 재정적 어려움을 감안해 도비 80% 분담을 요구해왔고, 도에서도 정책결정을 고민 중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박상돈 천안시장/ 중부매일DB
박상돈 천안시장/ 중부매일DB

충남도는 천안시가 제안한 도비 80% 지원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면서도 천안시가 최종적으로 전체 지급 결정을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양 지사의 50% 지원 조건에는 충남 15개 시군의 합의가 있다. 천안시가 끝내 전체 지급 결정을 하지 않을 경우 합의도 성사되지 않고 이에 따른 충남도의 50% 지원 약속도 새로운 결정이 불가피하게 된다.

충남도지사 비서실 관계자는 천안시가 전체 지급 불가 결정을 내릴 경우 나머지 14개 시군에 대한 지원은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천안시의 전체 지급 불가라는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다각적으로 천안시와 접촉 중으로 조만간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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