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의 세한도(歲寒圖)와 단원의 평안도(平安圖)
추사의 세한도(歲寒圖)와 단원의 평안도(平安圖)
  • 중부매일
  • 승인 2021.09.27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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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뜨락] 류시호 시인·수필가

몇 년 전, 경기도 양평 세미원을 갔을 때 추사 김정희가 제주도 유배 중 제자 이상적(李尙迪)에게 그려준 세한도 복제품을 본적이 있다. 조선과 중국 청나라 문인들이 칭찬을 아끼지 않은 세한도를 세미원은 별도 공간에 세한정이라는 정원을 만들었다. 이 그림은 일제 강점기 일본인 교수가 가져갔다가 우여곡절 끝에 돌아왔다. 세한정 입구에 추사를 흠모하는 고고한 노송(老松) 한그루가 더욱 빛나 보인다.

얼마 전, 국립중앙박물관의 '세한(歲寒)과 평안(平安)' 기획전을 갔는데, 세한도를 영상으로 꾸며 이해도를 높여 주었다. 그림의 배경은 학자이자 예술가인 김정희가 1840년 제주도로 유배가서 겪은 인고(忍苦)의 시간이다. 이 그림은 청나라 문인 16명과 우리나라 문인 4명의 감상 글과 함께 두루마리로 꾸며져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연수 때, 이영열 명지대 교수의 '한국 근·현대 미술의 이해' 강의에서 세한도를 예를 들며 관념적인 문인화에 소나무와 측백나무를 넣었다고 했다. 조선시대 문인화는 작가의 뜻과 심정을 그린 그림으로 고고한 절개라는 군자의 심성을 그린 일종의 상징화다.

이어서 단원 김홍도의 평안전을 갔다. 평안은 조선시대 최고의 화가 단원이 그린 것으로 전해지는 세 점의 '평안감사향연도'를 원본과 디지털 콘텐츠로 결합한 특별전이다. 향연도는 도화서의 전문화가가 그린 일종의 기록화다. 동영상으로 보는 그림전시회는 시각 효과가 크고 이해도도 높다.

평안은 관찰사로서 첫발을 내딛는 순간을 담은 그림이다. 출연인물이 2천500명이 넘어 연광정 잔치에 434명, 모란봉 부벽루 잔치에 701명, 대동강 선유도 잔치에 1천374명이 나온다. 영상으로 보니 생동감이 넘친다. 부벽루와 연광정의 잔치, 그리고 달밤의 뱃놀이 풍경을 보니 과거로 여행하는 묘미가 있다. 수백 명의 등장 인원과 배경 건물, 모습들을 잘 묘사한 채색화다.

추사와 단원의 그림을 보면서 우리 선조들의 아름다운 지혜에 감복을 한다. 세한도는 유배 시절 힘들고 어려움을 표현한 문인화로 변치 않는 마음으로 희망을 품고 어려운 시절을 견뎌냈다. 평안도는 관찰사 영전을 환영하는 그림이다. 국가를 움직이는 지도자는 백성들의 마음을 돌아보고 국민을 위하여 어떻게 행동할지 생각해볼만하다. 코로나 때문에 갑갑하고 힘들었는데, 우리의 힘든 시절도 지나가고 봄날 같은 행복이 찾아올 것이다.

류시호 시인·수필가
류시호 시인·수필가

작가 로맹 롤랑은 "태양이 없을 때 그것을 창조하는 것이 예술가의 임무"라고 했다. 절망 앞에선 백성을 위해 희망을 꿈꾸게 하는 것이 인문학을 하는 이들의 몫이다. 기회는 부단히 노력하고 열정적으로 도전할 때 온다. 꿈을 향해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고, 상대방의 달란트를 인정해줄 때 끼와 재능이 발휘된다. 인사동 갤러리나 음악회, 고궁, 박물관을 돌아보며 문화를 즐기자. 코로나로 답답하고 우울할 때 예술을 가까이하면, 감성이 움직이고 척박한 인생에 활력을 주는 샘물이 된다. 우리 모두 문화 예술을 누리며 마음의 부자가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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