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눈]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지난 9월 14일 충청북도는 '물이 살아있는 미호강 프로젝트'를 구상을 발표하였다. 부제는 미호토피아다. 물고기가 노닐고 철새가 찾아오는 미호강, 청주·증평·진천·음성이 함께하는 미호유역 공동체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미호강 수질을 1급수 목표로 복원하고, 미호강 수량을 대량 확보하며, 미호강 주변에 친수여가공간을 조성하기 위하여 3개 분야 15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2022~2032년까지 총 6천500여억원을 투자하는 초대형 프로젝트이다. 이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미호강은 음성 망이산성에서 발원하여 진천·청주를 거쳐 세종 합강리에서 합류하는 금강의 대표적인 지류하천이다. 미호종개와 황새 등 희귀 생물들의 서식처였으며, 청주시와 세종시 등 도시문명을 잉태한 삶의 터전이다. 인구증가, 농업과 산업의 발전, 난개발과 과도한 하천이용 등 사람이 유역을 독점하게 되면서 점차 수질은 악화되었고 생태계도 위협을 받게 되었다. 최근 통합청주시 출범과 세종특별자치시 조성으로 인해 미호강의 가치도 새롭게 조명되었다. 2014년 이후 여러 기관단체들은 물 환경 개선과 유역 공동체 회복을 위하여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상생협력 프로젝트'를 추진을 통해 미호강을 지역사회의 관심이슈이자 핵심의제로 부각시키는데 성공하였다. 충청북도 역시 미호강을 지역사회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설정하고 다양한 발전방안을 모색해 왔다. 이번 프로젝트는 그 결과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미호강 프로젝트의 세부내용은 어떠한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긍정적 내용과 부정적 내용이 혼재되어 있다. 수질관리지역 지정, 인공습지 조성, 여천보 개량, 비점오염저감시설 설치를 통해 수질을 1급수로 만들겠다는 구상은 매우 고무적이다. 하수처리수 재이용 등 수량을 확보하겠다는 것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작천보 상류 저수호안정비 및 무심천 하류 하상정비, 세굴방지용 여울공 설치, 40개소의 노후저수지 정비사업은 진정한 목적이 무엇인지 의문을 갖게 한다. 자칫 대규모 토공사업으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현재 정부는 국가물관리기본계획 수립 등 4대강사업으로 훼손된 강의 자연성을 회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미호강 프로젝트가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지 않고 실현 가능성 있는 사업이 되기 위해서는 자연성을 회복이라는 국가적 의제에 부합해야 한다. 강은 흐르는 것이 본성이다. 흐름이 중단되는 시점부터 수질을 악화되고 생명체들은 사라지게 된다. 따라서 강 프로젝트는 목적과 방향이 옳아야 한다. 목적은 상생, 사람과 자연이 함께 살아가는 상생의 유역공동체를 회복해야 한다. 추진방향은 참여와 협력, 유역구성원들이 함께 구상하고 함께 만들어 나가는 방식이어야 하는 것이다.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미호강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고자 한다면 두 가지를 선행해야 한다. 첫째, 4대강 사업과의 차별성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물을 가두어 활용하겠다는 발상은 공멸의 강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개연성 있는 사업내용은 과감히 삭제해야 한다. 둘째, 지역사회의 총의를 모으기 위한 논의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많은 기관과 단체, 전문가, 주민들이 미호강을 지키고 가꾸어 왔다. '민관합동 추진기획단'를 구성하여 다양한 의견을 취합하고 쟁점을 정리하여 계획에 반영시켜야 한다. 그래야 더 많은 참여와 협력에 힘입어 사람과 자연, 도시와 농촌이 함께 사는 진정한 상생의 터전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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